기본

홈스테이(2)

정순이 2012. 8. 19. 16:50

홈스테이

 

"어머니, 일본에 있을 때 같이 공부한 대만에서 살고있는 여자친구가 우리나라에 온다는데,우리집에서 머물다갔으면 하는데요....."

 

가게를 하느라 늘 피곤에 절어살고,시간에 좇겨 사는 박제화된 삶이라는걸 알고있어 비록 며칠간뿐이긴하지만, 쉬이 말을 꺼내긴 쉽지않았으리라. 그런 생각이 바탕되어서인지 말끝을 흐리는 아들의 마음을 모를리없어"그래?언제 오는데.?" "9일날 오후 여섯 시 김해 공항에 도착한데요."

 

어떤 반찬을 좋아할지 몰라 쉽게 해줄수 있는게 고기 반찬이다. 연전에는 일본인 여자애가 3일간 우리집에서 머물다 간적이있다. 내생각에는 그 처자를 생각해서 고기를 굽고 요란을 떨었는데 정작 그처자는 인쇄매체나 인터넷매체를 통해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비빔밥」을 먹고 싶어했다.

 

거리낌없는 젊은이들의 당당한 요구의 문화에 저으기 당혹스러웠다. 유년 시절, 학급 친구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친구 부모들이 해주는데로 따르는 수동적 행태였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렇지않다.

 

일순 부러운맘도 있긴하다. 이번 처자는 고기 요리를 해준다는 나의 제안에 OK사인으로 화답해왔다. 상추,깻잎,마늘,대파..느끼한 고기반찬에 어우러지는 몇 가지 야채를 준비해 집에 도착했다.

 

늦은 시각이라, 당연히 저녁은 해결했으리라는 생각에 준비해간 식재료들은 냉장고에 넣으려다 행여나 하는 생각에 저녁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니 먹겠단다. ㅎ

 

간단하게 밖에서 해결하긴했는데, 양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고기 굽는건 아들에게 맡기고,서둘러 밥을 해서 식탁에 차려내니 카메라를 들고나와 여러 각도로 나눠 셔터를 누르자 실내라서인지 섬광이 번쩍거렸다.

 

엊그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는 다른 친구 한 명도 합류했다. 세 명이 만나니 그반가운 질량의 부피는 더 크겠지만, 여기 저기 구경시켜주느라 휑하니 떠나버리니 남겨진 빈자리가 더크게 느껴진다.

열흘동안은 집에서 머물러야한다는데 여간 고민이 아니다. 집에서 손님 맞는일이 전무했고 시간에 좇기는 삶을 살다보니 요리를 한다고해도 빠른 시간안에 후딱해치울 수 있는 요리에 길들여져있어 여간 걱정이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음식솜씨없는 내가 쉽게 해줄 수 있는 반찬은 고기요리뿐인데, 그것도 한 두번이지 계속해줄 순 없지않겠는가!

 

앞으로 일주일은 더 머물러야할텐데! 머리가 지끈거려온다!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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