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해요.“ 육중한 통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서자 시선이 내한테로 집중됐다. 나름데로 모임시각을 맞출려고 바지런을 떨었는데도 늦은 것이다.작년12월 18일 세례를 받고난 후, 저녁이나 한 끼 하자는 문지메시지를 받고, 성당에서 다시 만나 가볍게 식사를 곁들인 술자리였다. “다들 여기까지(세례받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는데, 모임을 만드는게 어때요.?“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8개월째다.세례를 같이 받았다는 상징적인 의미의 옷을 입히고 만들어진 모임이라 그 의미는 다른 모임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모임의 형체를 만들기위해 말씀의 봉사자님께 자문을 구해「자케오 」라는 명찰까지 달았고, 회장이라는 직함도 만들고 총무의 명패도 만들었다.
세례동기는10명이였지만, 연배가 지긋하신 두 분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두 사람의 낙오자가 생겨버렸다. 6명이라는 성원으로 모임을 이끌어가야해 모양새가 엉성해진 듯하지만, 남자 두 분이 비워져있는 4사람 몫의 역할을 소화해낼만큼 모임에 적극적인 성격이시다. 처음에는 이 모임이 썩 내키지 않았다. 연배들도 들쭉날쭉이라 정이 들지 않을 것같았다. 그러나 회장님의 후덕한 인심과 리더십, 총무언니의 넉넉하고 회원을 아끼는 덕심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런 회장님의 배려로 어제는 바닷바람을 쏘이기위해 광안리로 떠났다. 비릿한 바다냄새와 발밑을 간지럽힐 해조음들의 일정한 노래소리....아련한 추억속으로 나를 인도했다. 8월의 바닷가는 분주했다. 방학과 여름이라는 계절의 특수를 누리는 가게들의 명멸하는 조명과 현란한 네온사인들,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났다.
건물 전체가 활어 회센터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1층에는 활어 생선을 판매만 하는 곳이고, 2층 부터는 주문한 생선활어들을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꾸며져 있는 곳이다. 끈적끈적한 소금기 머금은 바다냄새 속에서 싱싱한 활어 생선들이 자그마한 고무용기 안에서 물속을 유영하며 수영을 즐기고 있다. 비닐 앞치마를 두른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좌판 앞을 지나가자 발길을 잡는다. "몇 분이세요? 싸게 해드릴께요. 여기서 사갖고 가세요." 호객을 했다. 처음부터 결정하기에는 생선에 대한 가격이나 흐름을 알 수 없었고, 더 나은 가격의 활어들을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머뭇거리자 "안으로 더 들어가셔봐야 가격은 다 비슷비슷해요."그러면서 생선 한 마리를 손으로 집어 올리며 "이게 3kg가 더 나갈꺼예요. 이걸 00만원에 드릴께요."그래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듯한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에잇! 오천원 깎았다, 그렇게 해드릴께요." 그렇게 애원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둘러보고 올께요. 물주가 저기 앞에 가셨으니 제 마음데로 결정 못해요." 공연한 핑계거리를 만들며 앞으로 헤쳐나갔다. 좌판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마다 목청을 높이며 자신의 물건을 사갈것을 호객하는 아주머니들의 성화에 길을 내고 지나가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앞서가든 회장님과 총무언니가 걸음을 멈췄다. 해삼과 멍게들이 작은 고무용기에 담겨있는게 마음이 끌렸던 모양이다.
두 가지를 서비스한다는 쥔장의 말에 마음이 동해 결정했다. 크다란 돔 한 마리와 광어,줄 돔! 몇가지 주문을 하고 쥔장의 말을 따라 어느 여성을 따라 5층으로 안내되었다.
광안리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5층의 창가에서 세례동기들의 담소는 시간가는 줄 몰랐고, 회장님의 2차 제의가 있고나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2차는 7080라이브카페다. 2차는 회장님의 몫으로 남겨졌다. 7080 라이브카페로 자리를 옮긴 우리 일행은 여흥을 즐기는데 감춰져 있던 에너지를 발산했고. Donna Summer의 Hot stuff에서 비등점의 절정을 이루었다. 머리를 핸드밴드로 고정을 하고 뒤로 넘긴 무대위의 젊은 남성은 객석의 고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끌어들이기 위해 랩과 노래를 곁들이며 무대를 이끌었다. 7080카페를 자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처럼 느껴졌다.
어수선하게 놓여있는 테이블 사이 통로를 비집고 틈을 만든 다음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사람들! 인디밴드들의 선창에 손님들이 형광봉을 흔들며 호응을 하며 래퍼들과 객석의 사람들은 한마음이 되어 카페안은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동료 한 분이 3차를 원했다. 아직 여흥이 남은 듯했다. 이번에는 노래연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1시간의 여흥을 더 즐겼고,밤의 여신 닉스가 시샘을 할즈음에야 집으로 돌아오기위해 택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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