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6월달에 다니기 시작해서 12월 18일날 세레를 받은 동기들이 주축이 되어 모임을 만들었다. 회장으로 추대된 분이 성당에 발을 들여놓고 난 후 세례를 받을 수 있을까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그말에 세례동기들의 공감대를 얻었을정도로 세례받기까지의 여정은 녹녹하진 않았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데로의 정해진 생활권에서 일부분을 할애해야한다는 것과, 종교생활을 하지않는 사람들의 사회적통념에 길들여진 마음들이 나이가 지긋해진 지금에서 성당의 제도권을 이해해하고 받아들여야한다는게 쉽진 않았을테다. <자케오>라는 명칭으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자케오란 회명칭을 정하는데 있어선 말씀의 봉사자님의 자문을 받았다.
자케오의 유래는
예수님께서는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시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면서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네 집에서 머물러야하겠다. 자캐오는 얼른 무화과나무에서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이 구원을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10사람의 아들을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그렇게 정해진 회명칭과 몇가지 수칙을 만들어 모임이 형성되었고, 18일을 기준으로해서 만남을 이어왔다. 적지않은 연배차이로 흥미를 느끼지 못해 늘 변방에서 마음의 혼란을 겪어왔던 나는 봄나들이로해서 마음을 달리먹었다. 외형은 아주 섬세해보이시는 회장님인데,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부분이 있다. 이번 봄나들이건만해도 형성된지 얼마되지않은 모임이라, 자본금이나 자본잉여금이 없다는 생각에 가을쯤에나 갔음하는 바램이 내재해있어 회장님께 권유를 해도 손톱도 들어가지 않을정도로 굳혀진 마음은 완강했고, 한발짝도 뒤로 물러서질 않았다.
투덜거리며 봄나들이에 동참했던 나는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봄속으로 깊숙히 들어가서야 쾌재를 불렀다. 후각을 자극하는 벚꽃들의 냄새며 봄의 정령인 노란 개나리, 자목련,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백옥같이 하얀 이팝나무들....
몇년만에 느껴보는 봄의 축제에 초대된 나는 한껏 여유를 부리며 유영과 향유를 거듭했다. 한 시간 반을 달리고 도착한 곳은 경주박물관! 마침 한시적으로 무료로 박물관에 입장하고 있었다. 회장님은 "이게 다 예수님을 믿기 때문이고, 예수님의 은혜"라며 너스레로 폭소를 견인했다. 처음부터 계획된 경주보문단지는 일정에 추가하질 못했다. 경주벚꽃축제가 있어서인지 경주나들목에 들어서는데 길게 늘어져있는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경주벚꽃 구경은 아예 포기를 하고 찾아간 곳은 포항 호미곶이다. 적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호미곶의 호는 범虎의 호이고, 호미는 범의 꼬리를 담고 있는 메시지를 주는게 아닌가하는 나름데로의 유권해석을 내려봤다. 넓다란 광장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연날리기를 하고 있었다. 바닷가라 바람이 많이 불어 연날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요즘 보기 드문 서정성 깃든 연날리기의 풍경들이다. 광장에는 왼손의 표징을 담은 상징물이, 바닷속에는 오른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찬 파도의 무게들로인해 군데군데 실금으로 생채기가 나이테처럼 그으져 있었다.
다시 차량을 이동하며 간 곳은 봄냄새가 물씬한 들녘속으로 들어갔다. 봄미나리를 재배하는 곳이다. 하얀 포말처럼 들녘을 넢고있는 비닐하우스속에는 봄미나리들이 향을
뿜어내고 있었다. 가끔 들렀음직한 듯 수인사를 나누는 회장님! 미나리 재배하우스 여주인은 반색을 하며 우리일행을 맞이했다. 갓 베어낸 미나리 한 묶음은 건강을 지켜주는데 일등공신이라도 하는 듯 보물처럼 안고, 봄나들이의 방점을 찍었다.
맨왼쪽에 서 있는 언니와 네번 째 언니의 나이는 68세다.세월을 비켜간 듯한 동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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