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어느 말을 믿어야 할지...

정순이 2006. 12. 7. 12:34

지난 일요일 도락산 등산으로 심한 고뿔에 시달리고 있다. 코가 막혀 숨쉬기가 곤란해 입으로 숨을 쉬어야할만큼 답답하고, 두통은 왜 이리 심하는지 관자놀이가 지끈거리고 머리가 둔중해 천근만근 무게로 내리 누른다. 수은주가 많이 떨어지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고뿔에 백기 들고 만 내 자신에 화가 난다. 그러지 않아도 추위를 잘 타는 나에게 걸핏하면 “이제 니한테 등산 같이가자는 말 못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남편이다.


그럴 때마다 “산등성이보다 더 추운 시골에서도 살았었는데...”로 반격을 해보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없진않다. 그 정도로 추위를 많이 탄다. 해서 해마다 인플루엔자 접종을 하지만, 독감과 감기는 바이러스가 다른 모양이다. 가게에 들리는 고객 중 한 분도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다가 의사선생님께 “독감 예방접종을 했는데 왜 감기에 걸려요?” 라고 물었고 “독감하고 감기하고는 달라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단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독감예방접종을 하고난 후에는 감기에 걸리더라도 심하게 앓지는 않는다는걸로 알고 있다. 그런 생각이 바탕되어있었는데 고객을 통해 의사의 말을 추론하자면 그게 아니지 않은가. 해서 독감이라는 글자를 검색을 해보니《매우 심한 전신증세가 나타나는 전염성이 강한 감기》인플루엔자라고도 한다. 병원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며, 현재 면역과 성질이 각기 다른 바이러스 A형·B형·C형 등이 발견되어 있는데, 새로운 형이 나타나면 그 이전의 예방 백신으로는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유행 때마다 그 형이 문제가 되는 것은 미생물학적인 흥미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예방위생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로 정의 되어있었다. 그래서 해마다 백신 이 다르다는걸 알수 있다.


매해마다 코감기가 걸리면 전문과목이 이비인후과 의원으로 간다. 답답한 콧속에 의료기구를 넣고 막혀있는 콧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데 기분이 아주 상쾌해진다. 주로 코감기를 잘 하는편인데 그럴때마다 이비인후과로 가곤한다. 그런데 치료하는 과정이 예전하고 달라졌다. 물론 감기증세가 심할 경우와 가벼울때의 치료하는 과정이 다를수도 있겠지만, 작년까지만해도 엉덩이에 피하주사를 놔주곤했었다. 그런데 가벼운 코감기정도라서 그런지 주사를 맞지말고 그냥 가라는 것이 아닌가. 왜 그렇게 하느냐고 의구심이 들어 물어보고도 싶었지만, ‘주사를 맞지 않아도 약에 그만한 성분이 들어있겠지. 지금같이 심한 고통은 없겠지‘ 라며 나 자신을 위무하며 발길을 돌렸다.


나만 그런생각을 하는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약국에서 캡슐로 된 약을 사서 먹을 수도 있지만 병원을 이용하는것은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감기가 걸렸을 때나 아픈증세가 있을때,  약사가 조제해준 약보다 주사를 맞는게 흡수가 빨라 더 빠른효과를 경험했다. 도락산에 갔다오고 난 후 처음에는 귀차니즘으로 약국에 들러 약을 지어와 경구투약을 했었다. 의약분업이 있기 전까지는 하루분 약을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열 개들이 한 묶음을 구입해야한다. 해서 한 묶음을 구입해야했고, 하루분을 먹었는데도 먹은둥만둥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엘 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이비인후과에 가게 되었는데 주사를 놔주지 않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뭐하러 병원에 가야하나는 회의가 일기도 했다. 생각을 그렇게해서 그런진 모르지만 하루분 약을 다 먹었는데도 전혀 차효(差效)가 없는게 아닌가. 해서 오늘은 가까운 곳에 있는 내과의원에 한번 가봐야겠다며 방향키를 돌렸다.


일년 반 전 한번 와본 병원이지만, 의사선생님의 시원한 성격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환자들을 참 편하게 해주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으로 그 병원을 드나들지 않나는 생각이다. 어제의 실수(의사의 문진에 ‘어제부터 감기 증세가 있었다’고 대답한게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었다. ‘아픈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말하면 처방전에 약 가지수를 줄일테고, 그렇다면 빨리 낫질 않는다.’는 설익은 생각을 갖고 있다. 해서 이번에는 감기증세가 시작된지 오래되었다는 말을 해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병원문을 들어섰다. ^^ 점심시간이후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체로 연치 드신분들이다. 접수창구에는 혈당수치를 재는사람, 접수를 하고 있는 사람, 간호사로부터 처방전을 받아드는 모습도 보였고, 간호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조용하던 실내공기를 가른다. “할아버지, 식사하셨어요?” “네..”


측정한 혈당수치를 보니 높아 간호사가 고객에게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순간 호기심이 동요를 한다. “식사하고 난 후와 식사 전에 혈당을 측정하는거 하고 수치가 많이 차이나나보죠?” “그럼요. 식사 전에는 100mg/dℓ 아래가 되어야하고, 식사하고 난 후에는 140mg/dℓ까지 정상으로 보거든요.” “잡곡밥을 먹으면 수치가 많이 올라가지 않나요?” “우리가 알기로는 잡곡밥으로 식사를 하면 몸에 아주 좋을꺼라 생각하는데 혈당수치는 달라지지 않거든요. ” “잡곡밥을 먹었을때와 백미로 한 밥을 먹었을때 나타나는 수치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군요.” “네.....” 일전에 TV를 통해 어느 지명도 있고, 저명한 의사가 잡곡밥으로 식사를 하면 칼로리섭취가 낮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칼칼해 먹기가 힘들어도 현미와 여러 가지 곡류를 섞은 잡곡밥으로 식탁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걸 알수 있다. 도정(搗精)의 정도에 따라 쌀겨층을 완전히 벗겨낸 것을 십분도쌀, 즉 백미이고 70%만 벗겨낸 것을 칠분도쌀이라고 한다. 오분도쌀은 쌀겨층을 50%만 벗겨내어 쌀눈을 남겨둔 것으로, 현미와 백미의 중간 정도에 해당된다. 쌀겨층을 벗겨낸 만큼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등의 영양 성분이 현미보다는 적지만, 백미에 비하면 칼슘과 인은 2배, 비타민B₁· B₂와 나이아신은 3~4배, 비타민E는 약 10배나 더 함유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잡곡밥을 선호하는건 백미에는 없는 배아(胚芽)가 현미에는 들어있어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간호사의 말을 따르자면 그게 아닌것 같은 뉘앙스로 들렸다.

 

의사 개개인이 임상실험을 거쳐  하는 말도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TV를 통한 의사들의 말을 단순비교해 내 생각의 잣대로 재는 건 지나친 감이 없진 않지만, 하여간 사회적으로 저명하고, 지명도 있는 의사의 말은 액면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음을 알고 한 마디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이 간호사를 통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기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사문화  (0) 2006.12.13
호스피스 병동  (0) 2006.12.08
도락산에 올라....  (0) 2006.12.04
48회 생일...  (0) 2006.12.01
화해  (0) 2006.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