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침잠해 있는 한국경제

정순이 2004. 5. 10. 23:10
 

오랜만에 가게에 들린 그분은 자신이 주문한 고기를 썰고 있는동안 자신뒤로 손님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게 걱정이 되는지 “ 요즘 장사 안돼죠?” “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이 시간 쯤이면 사람들이 저녁찬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길이 비좁을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잖아요. 내수경기가 침잠해있다고 다들 아우성인데 여간 걱정이 아니예요. 가게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다들 그래요. IMF 외환위기를 겪을 때보다 더 심하다구요.” “말도 마세요. 내가 하고 있는 업종도 한달에 보름정도밖에 하지 못하는걸요.” “그렇죠? 경기가 침체되면 제일 민감한게 건축 경기죠?”

 

 “누가 아니겠어요. 중국사람들이 산 인건비를 무기로 비집고 들어오니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요. 내 친구 중 한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한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을 쓰면 인건비가 많이 지출이 되는거 같아 경비도 절감할겸 해서 중국사람에게 외주를 주었나봐요. 돈을 부쳐올 날짜가 되었는데도 돈이 오지 않아서 친구가 직접 중국으로 갔었나봐요. 알아보았드니 그 사람은 횡령을 했더라구요. 경찰에 신고를 했겠죠. ”경찰에서는 그러더라구요. ‘걱정하지 말라구, 우리가 알아서 다 처리 할테니까’ 라는 말로 친구에게  위안을 해 준다더라구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그 친구분은 경찰의 말만 듣고 안심을 하고 경찰서를 돌아서 나오는데...“ 말끝을 흐린다. 

 

 ”왜요?“ ” 말도 마세요. 신고하고 나오는 데 저만치 나보다 저만치 앞서가는 사람이 왠지 낯이 익어 가만히 봤드니 좀전에 내가 신고한 그 중국남자가 아니겠어요. 그 친구가 요즘 어떻게 사는지 아세요? 빌딩을 지어서 세를 놓고 임대소득으로 먹고 살만큼 여유가 있었는데 인제는 그 친구가  자신의 집에 세를 들어 살고 있는 셈이 되고말았어요. 그말을 들으니 오늘 신문을 읽은 게 생각이 나요. 그러니 중국사람들을 속어로 ‘떼국놈’이라는 말을 하나봐요. 그러니 인건비가 싸다는 남들 말만 듣고 중국에 가서 사업할 생각은 아예 마세요” 계면쩍은 듯 웃음을 머금고 한마디 하며 돌아가시는 그분 등뒤에다 대고 “걱정마세요. 제가 중국 갈 이유가 머있겠어요. 중국에다 투자할 만큼 재산이 넉넉하지도 않는걸요.”^^ 그분의 말씀을 듣고 보니 오늘 낮에 읽었던 신문컨텐츠가 떠 오른다.


‘중국 양쯔강 연안에는 200수십년 전부터 서양사람들이 상륙, 토지를 사고 빌딩과 공장을 지었으며 은행을 들여오고 철도를 놓고 항만을 구축했다. 이 같은 침투를 두고 중국사람들은 주권이나 체면이 손상당했다든지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단 깔아놓은 철도를 뜯어갈 수 없을것이고 세워놓은 공장을 업고 나갈 수 없다는 타산의 공감대에서 우러나온 무관심이다.

 

구미 열강은 앞다투어 내륙으로 침투해 들었다. 이 투자의 사이클이 생산으로 이어지면서 국내외 정세와 중국인의 심성이 야합, 자의, 타의적으로 서양사람들이 버티어내기 어렵게 했다. 무슨 파괴나 반항운동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견디어 낼 수 없게 되고 長沙까지 파고들었던 서양사람들은 상하이 上海 바닷가로 기어나외 중국을 떠나갔다. 투자한 經濟財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중국 것이 돼 버린다.


기원전 300년 전 莊子의 논리를 현실화했다하여 이를 장자의 경제법칙이라 속칭한다. 작은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곳간의 자물쇠를 잠가두면 되지만 큰 도둑에게는 자물쇠를 열어두고 도둑을 들게 하여 딴곳에서 훔친 물건마저 놓고 가지 않을 수 없게끔 하는 지혜의 현대경제에의 원용이다.일본 기업들이 거의가 고배를 마셨던 것도 이 법칙과 무관하지 않았다. 지금 중국에서는 외국자본을 왕성하게 유입시키지만 정부정책은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관리경제가 마오쩌둥의 카리스마와 야합, 시장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을 쥐고 있는 이상 장자의 경제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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