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금사동 큰집에 얼마를 해드리면 될까?”
가게에 들린 막내올케는 두달 여 전부터 자신의 집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지금은 그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상태인데...그로인해 큰 올케(막내올케에게는 큰동서)의 집으로 이사를 해서 두달째 살고 있다. 두아들은 분가를 해서 따로 살고 있으니 큰 올케 집은 비어있는거나 마찬가지다. 건축가에게 도급으로 일을 맡겼다. 두달만에 끝내겠다는 건축가의 말씀이 있었고, 어느듯 두달이라는 기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러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집을 짓기위해 건축가에게 지불할 액수야 정해진 룰데로 하면 되겠지만 집을 증축하는 동안 큰동서네 집에서 기거를 했기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서로 동기간이다 보니 얼마를 책정해서 드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마음이 편치 모양이다. 마땅히 해야할 도리지만 얼마를 드려야할지 계상하기가 난감했든지 나의 의중을 물어왔다.
“만약 큰 올케집에 들어가지 않고 막내올케네가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을 경우를 생각해서 상계를 하면 될 듯한데....올케 네가 돈을 준다고 해서 큰 올케가 받으면 막내 올케 네 마음이 편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받지 않는다면 그 값어치만큼 다른걸로 해주면 더 낫지 않을까...그렇게라도 하는게 마음이 더편할것 같은데 친 동기간일수록 계산할 것은 분명하게 해버리는게 서로간의 관계잇기가 원할할 것 같아. 우선 내 수중에서 지출되는 액수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어? 얼마 전에 우리앞집에 사시는분이 생신이라는 말을 들었더랬어, 작년에는 그분의 생일때 내가 봉투에 얼마간의 액수를 넣고 생신축하한다면서 드린적이 있거든..그런데 올해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며칠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되는거 있지? 내년에 그분의 생신날에는 가벼운 선물이라도 성의를 표시할 생각이야. 내가 그분께 생일선물을 하지 않은 배경에는 그 여자분의 가벼움때문이야. 지역이 달라 등거리로 그분을 대하긴했지만 내게 너무 잘해주는거 있지....덩치가 커서 외모에서 풍기는 두려움이 조금 있긴 했지만 내게 너무 잘해주시더라구... 연세도 나보다 한참 연배시기에 나역시도 잘할려고 노력했었지..그런마음가짐으로 있는 어느날 횡단보도를 지날 갈 때였어... 파란 신호등이 바뀐걸 무시하고 지나가는 택시기사분에게 된소리의 말을 막 쏟아내는데 아연실색하겠더라구.... 물론 택시기사분이 잘못했는건 사실이지... 그걸 모르는건 아니지만 그분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된 욕은 그분을 가볍게 보는데 일조를 하는거 있지...
또 다시 그분이 가볍게 느껴진건 어느날 외상으로 고기를 사가시더라구. 외상으로 사가는 것 까지야 얼마든지 받아줄 마음의 여유는 있는데...그런데 말이야 살기도 꽤 넉넉하면서도 외상값을 갚을 생각을 않는거야...두어달이 지난 후에 외상값을 갚는데 지난 외상값은 갚으면서 그날 가져가는 물건값은 또 외상을 하는거 있지? 형편이 어려우면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그러나 그 집같은 경우는 궁핍한 생활을 하는건 아니거든...수차례 아들이 사업이 잘돼 한달 생활비를 얼마를 부모인 그분들께 보내준다는 말을 자주 했었더랬어...막내올케도 알다시피 내 성격 알잖아...외상으로 물건을 샀던 아니면 돈이 필요해 누구한테 빌리든 약속은 지켜야 된다는 모토로 산다는거... 반대로 상대방 역시도 한번 한 약속은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거든... 앞집의 그 분 같이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은 내 성질에는 맞지 않아.... 몇 달동안 외상값을 갚지 않기에 감정에 충실해 질려고 한번 별르고 있었지...일테면 정곡을 찔러야 겠다는 생각 말이야. 그런 어느날 그분을 만났고, 가볍게 눈을 흘기면서 ” 외상값 있다는거 잊어버리진 않으셨죠? 왜 갚지 않으세요? 그거 얼마된다구...외상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신경이 쓰여서 죽겠어요“ 그분의 미간이 잠시 일그러지는가 싶드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구....
그리고 저녁 퇴근 때 내가 현관문 따는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었던지 현관문을 열자마자 그분도 현관문을 열고 나오드니 뒤에서 내 얼굴앞으로 머를 불쑥 내미는거 있지? 받아들고 보니까 돈인거 있지. 그런 일 이후로 그분이 가볍게 보이는거 있지. 그런 선입감을 안 가져야지 하면서도 그게 안되는거야. 그래도 그분은 가게 앞을 지나가면” 장사 잘하나?“ 라면서 예의 온 얼굴에 웃음을 가득 담고 아는체 하고 지나가시거든...나 역시 응대는 하지만 저변에 깔려있던 옛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구..... 그분이 그렇게 나올때는 나도 가볍게 ”커피한잔 하고 가세요“ 라는 말은 하지만 처음 그분을 만났을 때처럼 자연스러운 마음은 아닌거 있지...그러니 나중에 후회하지 말구 올케가 할 도리는 하는게 마음이 더 편할것 같아...”
“그래야 겠어.” “큰 올케도 올케네가 주는 돈을 선 뜻 받지는 않을꺼야...” “나는 큰 형님이 내 돈을 받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아...” “왜 아니겠어. 만약에 받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걸로 보답을 하는게 나을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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