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부산 광안리 불꽃죽제

정순이 2008. 10. 18. 11:09


벌써 4회째 불꽃축제 전야제가 부산 광안리 바닷가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바닷가 백사장은 앉을 자리는 고사하고 발 내디딜틈조차 보이지않았다. 소중한 추억의 페이지에 갈무리 해두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카메라를 들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을 나섰다. "각도나 제대로 맞출려나?" 남편의 빈정거림에 "지난 번 혼자 갔을 때 얼마나 잘 찍어왔었어요?" 큰소리는 쳤지만, 내심 뜨끔해진다.

디지털 카메라는 테크닉이 없어도 뷰파인더 속 하얀색을 띈 내모안에 물체 초점을 맞추고 셔터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나 정확성을 요구하지않지만, 내가 의도했던것과는 다르게 양화(陽畵)되곤했었다. 피사체를 중심으로 적당한 배경을 맞춘 후 셔터를 눌렀다 싶었는데도 물체가 정중앙에 있지않고 약간 비켜나있다든가, 눈이 감겼을때를 모르고 셔터버턴을 눌러버렸다든가, 배경이 좋아 태양이 대상 뒤에서 비추고 있어 역광인데도 셔터를 눌러 선명하지않은 경우...또 셔터를 너무 세게 누르다보면 무게가 가벼운 카메라는 흔들리게되고 여지없이 물체도 흔들리고 만다.

 

내게 등산이라는건 '남편과 같이'라는 등식이 성립될만큼  혼자 등산을 한 적은 거의 없다. 같이 다니면서 좋은 점은 늘 나는 피사체가 된다는 점이다.  배경이 괜찮다 싶은 곳이 있으면 포즈만 취하면 됐고, 남편 역시 찍어주길 즐겨했다. 지난 번 시장 상인들과 같이 관광 갔을 때는 내가 남편의 역할을 해야했다. 사람들이 원하면 셔터를 눌렀고,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추억에 담기 위해 셔터를 눌러대기도했다.

 

새벽마다 산에서 만나는 몇 살 연배의 언니와 불꽃축제를 보러갈려고 했었다. 언니의 갑작스런 개인사정으로  어쩔수 없이 혼자 가게 되었다. 혼자 외출한다는건 늘 내겐 불안감이 심연에 똬리를 틀고 있다. 한번의 시내버스와 서너번의 지하철 환승은 거리감각이나 방향감각에 단순무지한 내 두뇌회로에 오류가 빚어지지않을까는 생각이 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1회때 축제장 근처에서 진입불가로  놓치고 난 후 2.3회때는 늘 아들과 같이 불꽃 축제대열에 합류하곤했었다.

 

올해의 불꽃축제는 5가지의 테마로 조명을 맞춘 듯했다. 대형 브라운관을 통해 야구부 아이들을 동원해 부산 야구와 부산 불꽃축제의 의미를 시너지시키려는 의도로 엿비쳤다. 주체측의 스토리텔링의도로 중간 중간 불꽃쇼가 맥이 끊겨 흐름을 방해해 흥겨움은 떨어졌다. 희망화 컨셉으로 한 5섯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그 첫 테마....
튜울립 Story 검지의 희망 꽃말:사랑의고백
To. 가장 아름다운 희망을 노래하는 연인들에게
당신을 위해 사랑을 맹세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행복한 나이기에
당신을 향해 나의 일생을 바칩니다.
부산의 연인들이여...
몸과 마음을 다해서 사랑을 하십시오.
희망의 불씨는 이곳 부산에서 언제나 영원할 것입니다.
The Beatles 'All you need is love를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백사장에 모인 수많은 관중들을 열광케했다.

 

두 번째 테마
후리지아 Story 소지의 희망. 꽃말:천진난만함
To. 미래의 희망을 밝히는 어린이들에게

당신은 희망을 약속합니다.
부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나갑니다.
부산은, 천진난만한 당신을 위한 희망의 디딤돌로 거듭남을 약속합니다.
BGM   아빠 힘 내세요


세 번째 테마
매화 Story 중지의 희망 꽃말:부귀, 성실
To. 세상의 중심을 지키는 중소기업인들에게
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은 희망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성실한 부산을 채워가는 당신의 하루하루 속에
우리는 아름다운 희망을 심어드립니다.
BGM   봄여름가을겨울 ‘Bravo my life’
누구나 한 켤레쯤은 갖고 있을 등산화 '트렉스타'의 오너가 출연해 부산발전을 예고했다.

 

네 번째 테마

데이지 Story 꽃말:희망,평화 약지의 희망
To. 희망의 등불을 밝히는 장애우들에게
당신은 희망을 가리킵니다.
아무리 높은 턱이 당신을 힘들게 할지라도
부산의 세상은 당신이 가리키는 희망을 함께 바라보고 나눕니다.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20대의 여성이 불꽃축제가 세계로 알려졌음 하는 바램을 보탰다.
BGM   Secret Garden 'You raise me up'

 

마지막 다섯 번째 테마
동백꽃 Story 엄지의 희망 꽃말:영원한 사랑
To. 부산에 희망을 창조하는 부산을 빛낸 시민들에게
부산은 당신을 존경합니다.
부산을 향한 당신의 열정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납니다.
부산의 이름을 세상에 드높이는 최고의 당신이 있기에
부산은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BGM   Hava Nagila을 끝으로 테마는 끝났다.


조용한 클래식 몇 곡이 광안리 수면위로 일렁이는 물결과 시너지를 연출했다. 테마를 중심으로 한 축제가 맥이 끊어지는 듯하드니, 다시 광안리 동쪽하늘에서 여기 저기서  폭죽이 터졌다.  원색의 불꽃들이 꽃비처럼 쏟아져내렸고, 사람들의 "와~" 하는 함성이 광안리바다를 뒤덮었다. 서너 대의 작은 배에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듯 광안리 공중위로 궤도를 타고 올라가던 폭죽도화선이 여러 수백발의 불꽃으로 떨어지는 장관이 한 시간여동안 펼쳐졌다. 폭죽이 터지고 난 후 선상주변으로 자욱한 포연이 자욱했다. 밝음과 어둠을 공존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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