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가봐요.그냥 갈려는걸 보니~
이웃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녀는 가게에 들릴때마다 30분은 예사로 넘기며 놀다가곤 했었는데 그냥갈려는 그녀 뒷덜미에 대고 한마디를 던졌다.
"요즘은 바빠요." "무슨 일루요?" " 요즘 아르바이트 하러 다니거든요."
아주 오래전에 그런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무료한 시간에 집에만 있자니 자꾸만 남편의 생각으로 힘들다는 말을 해왔다. 그러면서 뒤이어 나온말이 어디 취직할때 없는가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녀의 생각에 적잖이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집안 사정은 꽤 괜찮은 형편이기 때문이다. 젊었을때의 부지런함의 인프라로 지금은 꽤 풍요한 생활을 누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주치의인 산부인과에 들려 어려운 고백을 하였고, 남자의사에게 남자들의 심리상태를 어드바이스로 들었던 말들을 듣고 난 후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돈을 쓰는 시간에 투자하기보다 자신의 주머니를 불려 든든하게 하는자는거에 초점을 맞추자는거...어느날 자신을 뒤돌아보니 자신의 재산이 전혀 없다는거에 적잖이 놀랐단다. 그러면서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1)무료한 시간을 가지면 안된다는거..
2)공상할 시간을 만들지 말라는거..
3)자신을 가꾸라는거..
몇가지 수칙을 정해주며 매뉴얼을 만들어 준 모양이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입속으로만 삼켰던 말은 '나는 자존심이 강해서 차마 그럴지 못할꺼야' 라고 생각을 하며 그녀의 용기에 나와의 다른점을 대비시켜보았다. 그녀는 언제 봐도 착한 마음씨를 소유한 여자라는 생각을 항상 갖게 만든다.
3년동안 이어지는 남편의 외도도 그녀의 이해심으로 가정을 깨뜨리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말이다. 그녀의 말을 듣지 않은 사람들은 그녀가 바보같다고 생각하고 말할지 모르나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나면 그녀의 행동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남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까지의 그 험난한게 걸어왔던 마음고생...가슴앓이 어느 누가 그녀의 마음을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를 할까...남의 일에는 방관자의 역할에 머물기 쉽다. 아니 더 까 뒤집고 남의 이야기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그녀 역시 그런일이 있었다며 나에게도 말조심을 시키곤 한다. 몇번 그녀가 내게 말해놓고선 걱정스런 기우를 하곤 했지만 인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곤 한다.
하루는 속이 상한 나머지 친구처럼 지내는 지인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었고, 비밀스럽게 틀어놓았던 이야기는 그 친구의 친구로 이어지고 소문은 어느새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퍼졌는지 어느날 그녀가 친구들이 있는 집에 방문했을 때 그 자리에 모여있던 많은 시선들이 따가웠을만큼 이미 소문은 퍼져 있었다는 눈치를 채고부터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되었다는 그녀... 다들 걱정스러운 듯 던지는 눈짓들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거... 남의 말은 하기 쉬운 세상이다. 아니 더 앞서가 남이 한마디 할 때면 자신의 생각을 덧 보태어 제조해 퍼뜨리지곤 하는게 사람 심리인지 모른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흘러가고 말았다. 그녀는 남편의 외를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증에 놀란 뒤 마음을 추스리고 절에 의지하게 되었고, 스님들로부터 들었던 수많은 말중에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말에 공감을 하며 스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곤 절에 자주 다니는 모양이다. 그녀의 남편은 자신보다 더 그녀를 사랑해주었다는 이전의 남편을 내칠수 없음과 사랑하는 자식을 외면하고 가출할수 없는 자신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에....'자신을 비우라. 남편은 멀지 않아 가정으로 돌아올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라." ...
그래서 그녀는 요즘 바빠졌다. 마침 스님이 주선을 해 선이 닿게 된 어느 노 부부의 집에 파출부삼아 다니고 있다. 그녀의 깔끔한 일처리에 그녀가 잉여시간이 있을 때(일주일에 서너번)마다 노부부의 집에 들러 빨래며 청소를 해주고 돌아온다는 그녀...남편은 한달 용돈으로 400만원을 쓴다는 것과 경제적 풍요로움을 누릴만큼 기반을 다져놓았지만 그녀가 택할수 있었던 방법은 파출부일을 하며 공상할 시간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일전에 내가 그런말을 한적이 있다. 남편은 그렇게 돈을 물쓰듯하는데 뭐하러 자신은 그렇게 살아요? 그러지 말고 인터넷을 배워보세요. 시간 때우기는 그것만큼 좋은게 없을꺼예요."
그러나 나의 충고에도 두려움이 앞선다며 거절한 그녀다. "인터넷을 알면 채팅을 배우게 될테고, 뒤따라 올지도 모르는 암담한 미래를 자신할수 없어요. 남편이 외도 하는걸 보면 절대 배우자에게 마음고생시키는 일은 할짓이 아닌거 같아요. 남편과 마찬가지로 같이 놀아난다면 집안꼴이 뭐가되겠어요.?"라며 반문하듯 나의 충고를 가볍게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식탁을 차릴때는 남편의 밥그릇에 뚜껑을 덮어준다며 아내의 역할에 소홀함을 보이지 않는 그녀다...
이런 그녀를 두고도 외도할 수밖에 없는 그 남편의 늑대적 후각은 언제 레임덕현상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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