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내가 목욕왔다 집에 돌아가면 시계부터 본다니까요? 그러면서 '오늘은 일찍 왔네.' 하는거 있죠?. 내가 부러 늦게 가요. 아니 우리남편은 산에도 갈 줄 몰라요. 그러니 내가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 '남편이 산엘 가지않는다고해서 아내가 숨이 막힌다?' 의뭉스런 상상을 하고 있는데 이어지는 말을 듣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에 있는 동생하고 전화라도 할라치면 시외요금이 얼마나 나오겠다는둥 먼 전화를 그렇게 오래하느냐는 등등... 잔소리를 해대는거 있죠? 그러니(상황이 이 정도니) 정말 미치고 폴딱 뛸 노릇이죠. 나는 그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남편이 제동을 거니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54살에 퇴직해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가 꺾이지 않고 펄펄 살아있어요. 잠시 외출했다 돌아와도 시간을 체크하고, 미장원에 갔다와도 시간을 따져요. 하다못해 시장엘 갔다와도 '늦었네, 어쩌네' 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라구요. 해서 남편하고 대판 싸움을 벌였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더라구요. 한바탕 결전을 치르고 난 후, 분가해 사는 아들 시집간 딸도 다 불러들였어요. '이대로는 도저히 못살겠다며 폭탄선언을 했죠. 또다시 이러면 이혼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난 요즘에는 남편 기가 많이 꺾였어요." 다들 공감이 가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대척점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아줌마 가로되 "하여튼 남편들은 죽을때가 돼서야 철이든다니까요!" 절묘한 표현법이라는 생각에 박장대소 하는 아줌마들
머리에 찬물수건을 두르고 숨막힐때마다 끼얹을 찬물이 담긴 바가지하나, 냉커피 물병을 각자 앞에 두고 줌마들의 질펀한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어진다.
"시매부(시누이 남편)은 우리남편을 볼때마다 '처남 와이프 살아있을 때 잘해!'라고 해요. 시매부가 어땠는지 알아요? 자기 아내는 일만하는 일꾼으로 생각할 정도로 아내에겐 소홀히 대했어요. 외출 하는걸 한 번도 못봤을 정도라니까요. 그러다 시누이가 덜컥 죽은거 있죠? 그러고나니 날마나 땅을 파며 우는거 있죠?" '땅을 판다?' 무슨 뜻인가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다 이내 고개가 끄덕여지며 속웃음을 목울대로 넘겼다.
"이제 자식들한테도 내권리를 찾는 말을 해야해요. '너희들 키울 때 고생 많이 했으니, 이제 내 인생도 즐길때가 됐다.' 구요. 이제 우리의 권리를 당당하게 찾을 의도적인 선언도 해야해요. 나 한사람의 희생으로 가정이 조용한게 낫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노후까지 저당잡히면 되겠어요? " 베이비붐세대에 태어난 동시대 여성들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할 줄 몰랐고, 가장인 남편을 떠받들 듯했다.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데 인생을 소비했고, 시부모공양을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이제 세태의 흐름과 많이 배운 자식들의 인권요구에 주눅들어있는 베이비부머! 불행한 샌드위치 세대들이다. 여성적체(積滯?) 시대에서 여성감소로 여성시대를 맞이했다.
주묵들어있는 줌마들이여! 이제 분연(憤然)히 떨치고 일어나 남편들을 향해 외칩시다. "이거 왜 이래?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했어! 나도 한 번 한다고 마음먹으면 하는 여자야! 날 멀로 보는거야? 라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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