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

정순이 2007. 5. 29. 11:30

비를 막아주고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둘러쳐진 차양과 더운 열기만 뿜어내는 업종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장안의 열기는 시위를 당기기전의 화살기위같이 팽창해 있다.  늦은 오후. 한낮의 나른함에 감기는 눈꺼풀을 밀어올리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후텁지근한 대기권을 뚫고 울려대는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무겁게만 느껴졌던 눈꺼풀이 동면에서 깨어난 듯 기지개를 켰다. 습관적으로 시선은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향했고, 언니로부터 전화가 올 시간이다.


“정순아, 난 요즘 사는게 너무 재밌어...” 사소한 일에도 항상 감사해하며 사는 언니를 볼때마다 콧잔등이 시큰해질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 고 했든가? 뭐든 베풀기를 즐겨하는 언니와 받는걸 즐겨하는 욕심많은 나와는 두 살 터울이지만, 생각 차이의 괴리가 큼을 느낄때가 많다. 자신의 힘듦보다 상대의 힘듦을 더 마음아파하는 착한심성을 갖고 있다. 언니의 속깊음과 상대적으로 내 속좁음은 밝은 햇살에 무장해제를 하고 난 이후에 드러나는 피부같다.  “요즘 난 수지침을 배우고 있거든.  그런데 너무 신기한거 있지? 한 가지 한가지 알아가면서 배우게 되는 수지침의 효과가  믿기지않을정도로 효과가 좋은거 있지?” 언니 정도의 나이라면 느긋한 마음에 여유를 즐길때도 되었겠지만, 자신의 삶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의 숙명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언니를 볼때마다  작은것에도 감사해하는 마음은 배울점이라는 생각이다.


케이블TV를 시청하다가 수지침에 대한 강좌를 듣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된모양이다. 달 포 전 아들에게 부탁을 해 시중 의료기판매점에서 수지침을 구입해오도록 했다는 소식을 들은적이 있다. 평소 때 감기를 달고 다니다시피 한 언니는  강좌를 통해 습득한데로 생마늘 반쪽을 먹고 두뇌에 해당하는 엄지 손가락 끝에 경혈을 찾아 수지침을 놨드니 신기하게 감기가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수지침에 대한 탐구(?)는 집요했고,  이제는 왠만한 병에는 몇 번째 손가락 어느부분에 수지침을 놓으면 효과가 있다는걸 꿰고있다.


요통으로 고생하던 것도 수지침 몇 번으로 어느정도 증세가 호전 된 모양이다. “하이고 우리 언니 너무 소박한것에 행복해 하는거 같아 내 마음이 다 알싸해지네...” 그렇게 말하는 나를 코웃음치듯 말을 이어나간다. “우리 신체는 손에 다 축소해있다고보면 돼. 손바닥은 심장이구, 엄지 손가락 끝은 머리라 생각하면 돼.” 언니의 열띤 논리에 귀가 솔깃해진 내가  “손이 저리거나 발이 저린데는 낫게 하는 방법이 없을려나?” 기대는 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말처럼 한 내게 잠시 말이 끊어진다 싶드니 이내 수화기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순아, 약지 있지? 엄지 검지 중지 다음에 네 번째 손가락 약지 말이야,  거기다 은박지를 두르고 있어바바. 그럼 손저림 증세가 좀 나아질꺼야. 며칠 그렇게 붙이고있으면 효과가 나타날꺼야. 우리 몸에도 전류가 흐르고 있거든. 은박지에는 전기자장이 있어... ”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식도를  타고 올라왔다. 수지침으로 해결을 보기도 하거니와 뜸을 뜨서 치료 하는 방법도 있다고했다. 그리고 수지침의 효과를 볼려면 무엇보다  혈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손가락에 침을 놓는다고해서 의료사고가 생기는 일은 없겠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염려에 다른사람에게는 수지침을 놔주기가 염려스럽지만,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는 걱정이 되지않는다고 하는 언니의 밝은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작은 것에서 행복의 네잎클로버를 따는 듯했다.

 

Tip:대개 생식기로 인해 갖가지 장애를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간단한 방법으로 양지(楊枝,이쑤시게)를 고무밴드로 잔뜩 묶어 지압봉을 만들어 배에 해당하는 손바닥부분에 지압을 하듯 이쑤시개묶음으로 힘을 가하면 아랫배 통증도 멎을 수 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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