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핏기없는 독백

정순이 2003. 10. 2. 10:07
몇 년전인가 친목회 모임에서의 기억을 소급해보면....
남편 친구분의 아내가 홀쭉해진 남편의 얼굴이 마음에 걸렸든지
"00씨 얼굴이 너무 헬쓱해요. 00엄마가 멀 챙겨드리지 않나보네."
몇번에 걸쳐 어드바이스를 반복을 하고 있었다.
미싯가루를 해서 먹게 한다든지 하지 않고 남편이 먹지않는다고
무심하게 그냥 보고 있는걸로 오해를 하고 한 말리 거슬렸다.
한번은 그냥 들어줄만도 하지만 거듭되는 그녀의 말에 한마디 했다.

"남편의 건강은 내가 챙겨요.시댁에서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말을 않고 있는데
왜 00엄마가 나서서 그러세요? 그리고
남편이 12시되어서도 식사하고 싶다면 챙겨주는
나인데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요?"
한마디 톡 쏘아주고 말았지만 유화 제스처로 해결하지 못한 내 성격에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녀 역시 남편의 건강이 염려스러워서 하는 말이였을텐데도 불구하고...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도 맞다며 맞장구를 쳤고, 그녀의 남편도 00엄마가
어련히 알아서 잘할까봐
그런일에 니가 나서느냐며 그녀를 나무라고 있었다.

그런일이 있고 난후 자신을 돌아본 나는 정말 너무 남편에게 무심한적은
없나하는 자책감에 더욱더 신경을 썼다.
며칠전 친구가 가게에 들렀다.
농담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불쑥 나온 농담.
"우리 와이프는 내게 밥도 안해주다요."
"그래요? 00야 잘 생각했다 가끔 밥도 안해주어야
아내가 귀한것도 알게 돼"
친구가 순간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는걸 알고는
바로 정정을 하는것이였다.

"야~아무래도 그렇지 남편에게 밥을 안해주면 어떡하노? 남편 식사는 꼭 챙겨라."
"@@@"
남편이 먹을수 있는 반찬 가지수는 어느정도 정해져 있기에 밥에 신경을
많이 쓴다. 여러 가지 콩도 넣고 찹쌀, 현미찹쌀,차조...등등을 넣어 밥을
짓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지은 밥으로 식사를 하면 양이 많아 살이 찐다며
식당에서 매식으로 주로 하고 있다. 거래처라 무시할수 없는 부분도 작용하고
있었고, 아내는 밥한끼 먹지 않아 버리는 반찬이 많아서이기도 했을테다.

앞에서 장사하는 분은 자주 먹을걸 갖다준다. 감홍시를 비롯해 바뀌는 계절마다
갖다주는 군것질에 밥을 먹지 않아도 충분하게 내 양을 채울수 있었고, 가게에
들리는 고객들과도 가끔 군것질로 접대를 할때도 있고, 군것질에 밥까지 먹으면
뱃속이 더부룩해 하루종일 고생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이웃하고 있는
식당에서 매일 먹을게 있으면 오라고 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로 하는양은 채우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밥은 안하는 날이 많았지만 그런 이유가 싸움에서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니가 언제 내 밥이라도 해준적이 있었나?"
하긴 나도 기억이 가물거린다.
언제 밥을 하였는지....

그저께도 "당신이 가게 나오는 시간 맞추어서
밥을 해 놓을께요."
"아니다 오늘은 중국집인곳에서 한그릇 시켜먹자
그집에서 시켜 먹은지도 꽤 되었거든..."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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