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몇 살 위이지만 서로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를 정도다.
이 친구는 어제는 안색이 하얗게 해서 가게에 들렀다.
얼굴을 보아하니 꽤 근심어린 표정이라 무슨일이 있느냐고
서둘러 물어보았다.
그 친구의 남편은 얼마전에 치러진 기초의원에 출마하여
당선을 하였다. 친구의 얼굴이 일그러진 이유는 그 후인데
어느 선거이든지 경쟁자는 있기 마련이다.
그 당사자들이야 그렇거니 하고 넘기면 되는데 문제는 그들을
도와준 고마운 분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후보자들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새우등 터진 꼴이 아닌가.
도움을 주었다가 상대에게 한밤에 기습을 당하였으니...
이친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까닭이 거기에 기초한다.
낙선 하게 된 사람은 많은 돈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동요하게 했었다가
여의치 않고 낙선의 고배를 마시자 술에 만취된 상태로 이 친구의
집과 유세를 도와 준 몇몇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린 모양이다.
한밤에 갑자기 당한 그들의 기습에 간이 콩알만 해 졌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참으로 무서운 세상임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우리들 나이가 되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줄도 알 것 같지만
술의 힘을 빌었다는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단다.언제 어느 시 에
어떤 모습으로 그들앞에 나타날지 모르는 또 다른 불안감이
엄습해온다니 말이다. 상대방 후보와는
서로 일면식도 있는 사람들이라 경찰의 힘도 빌리지는 않았단다.
그러니 그 순간을 대처하기가 아주 난감했던 모양이다.
이번일로 마음의 후유증이 아무래도 오래 갈 것 같단다.
참으로 사람이 무서운 세상에 우리들이 살고 있음을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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