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받으셨어요?" 생경한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뇌는 빠른 회전으로 워밍업을 서두른다. '건강관리협회군.....'올해는 주민번호 끝자리가 홀수 인 사람이 건강검진 대상자니 대상자 모두에게 전화를 한 모양이군...' 나름대로 정답인 듯 결론까지 내리고 뒤이어 어떤 말이 나올것까지 미리 계산해놓고있었다. 연전에도 이런내용의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당해 연도 한 장 남은 달력이 끝나 갈 쯤인데도 건강검진을 받지않는 사람들에게 전화로 채근을 했고, 꼭 빠지지말고 건강검진 받으라며 독촉공문을 받았던적도 있었다. 이번에도 당위 그런 전화이거니 생각했다.
"제가 00동 동사무소 부근까지 모시러 갈테니, 1시간만 시간을 낼 수 없겠어요.? 검진을 받고 난 후 다시 계시는 곳까지 모셔다 드립니다." '설마...?설마, 건강관리협회에서 이런 서비스까지...?' 아무래도 건강관리 협회에서 이런 서비스까지 할 이윤 없다는 의구심이 꼬리를 문다. "거기가 어디예요?" "아..예, 여기는 00동에 있는 00병원입니다." 들어보지 않은 생소한 병원명이다. 경기침체로 내원하는 환자수가 줄어들자, 고객확보를 위한 고육책인 듯했다. "오늘은 그 동네 분들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검진 받으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모시러 갈려구요. " "내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공허한 물음이라는걸 모르지않으면서도 이런 성격의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치러야할 통과의례인 듯 의문부호를 날리고 만다.
연 전 고객의 정보가 누출돼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었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어느 날 그 사이트를 방문하니 비밀번호를 바꿔야한다는 강제성 문구가 정보를 바꾸지 않는 기간동안 계속해서 팝업창으로 떠곤했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 고객의 정보를 습득하는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떨떠름한 기분은 오랫동안 잔영처럼 남아있었고, 정보를 주는 매개체를 통해 습득한 정보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가지 미쳐 다양한 사람들에게 악성 바이러스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몇 달이 지난 오늘 같은 병원에서 같은 성격의 전화를 또 했었다. "건강검진 받으셨어요.?" 시치미를 떼고 "아뇨, 아직 받지 않았는데요?" "그렇담 저희 병원에서 검진 받아보세요. " "거기가 어디예요?" 아..네, 여긴 00동 00병원입니다. 설립된진 일년 정도 조금 넘었어요. " "네..." "5가지 정도는 무료로 검진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무료라면 이윤이 없는데, 이런 서비스 하는 의도는요?" 묻는 말에는 슬쩍 비키가며 다른 말로 유턴을 시키는 병원 여직원... "하루에 다섯분 정도를 모셔서 검진해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하는 의도는 말하지않아도 미루어짐작할 수 있지만, 이런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하려는 병원측의 처사에 안쓰러움마저 느껴졌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경기침체의 촉수는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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