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의 많은이들로부터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가깝게는 배우자와 가족으로부터 멀게는 교분을 나누는 모든이로부터....실지 일시적인 만남에서의 상처는 금세 잊혀지지만,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마음의 교류를 나눴던 이웃으로부터 받는 배신감은 그 강도의 세기가 아주 클 것이다. 비근한 일로 이웃하고 있는 가정에서 남편이 외도를 했다는 것과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흔한 이야기라 뉴스거리도 못돼는 현실이지만, 주변에서 겪었던 일이라 마음이 짠해졌다. 그의 아내는 가정밖에 몰랐고, 자식교육외에는 달리 신경을 쓰지 않고 살만큼 아이들도 착하게 자라주었다. 남편은 자기 중심적인 성격과 항상 아내의 우위 개념으로 일관해온 가부장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성격도 남편이라는 고유명사 때문에 참고 감내해왔던 아내는 더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외도하고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던 성격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배우자가 받아들여야하는 고통의 질량은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남편만 믿고 의지하던 아내는 눈앞이 캄캄해졌을테고, 그 공황을 견디지 못하던 아내가 온 집안을 풍비박산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는 이야기를 이웃으로부터 들었다. 세상과의 소통은 가게오는 고객들로부터 얻게되는데 만족을 하고 있는 나는 이웃에서 이슈거리가 생겨도 며칠이 지나고나서야 내게 전달이 된다.
아침 출근길, 멀지 않은 곳에서 덩치 큰 어떤 여성이 상대남성의 코앞에다 얼굴을 바짝 갖다대고 악다구니를 해대고 있었다. 아직 혼인을 했을 나이도 되지않았을만큼 앳돼보이는 얼굴이다.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생경하게 들린다. "아니 그럴 수 있어? 밥은 잘 먹었나? 힘들지는 않았나? 는 전화 한 통화 해주면 어디가 덧나? 덧나냐구? "여성의 고성에 주눅이 들었는지 알아듣지 못할 목소리로 우물거리고 있는 남성의 모습은 잘못을 저지르고 난 후 어머니에게 꾸중듣는 아이 모습같았다. 여성의 덩치를 보니 남성을 제압하는데는 소요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을만큼 남자를 구석으로 몰아부치고 있었다.
강자가 뒤로 물러설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선 약자를 몰아부치듯이...학익진(?)의 전술로... 젊은 남성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지 아니면 여성과의 대립을 피하고 후일을 도모(?)할 생각이였는지 주변을 오가는 시선들이 부담스러웠는지 것도 아니면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고 다른 방법으로 실리(예컨데 화가난 여성앞에서는 고개를 일단 숙여놓고는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간다는 전술)를 챙길려고 작전상 후퇴해야겠다는 생각에서인지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하며 우물거린다.
".............."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순간 누굴 위로해줘야할지 언어의 풍향계는 방향을 찾지못하고 입속에서 동심원을 그렸다.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쉬킨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삶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생채기 트라우마를 겪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겠지' ' 자신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는데 주변의 생각을 따를 수 밖에 없었겠지' 라는 말로 자신을 위무해보지만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받아들여야하는 서운함과 배신감의 수치의 눈금은 비등점을 기화로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는 잠언을 받아들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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