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 머리 꼬리를 잘라내고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듯 독백을 했다. 가게에서 사선 넘어 그분의 가게가 있다. 그분은 심한 퇴행성관절염으로 한의원에 다니며 침과 뜸으로 치료를 받고 난 손저림증세와 발시림 증세를 치료받기 위해 그 한의원이 있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다닌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발을 해서 갔다오면 더 빠른시간안에 가게문을 열꺼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8시 30분까지 만나 택시를 탄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차량들로 인해 오히려 교통비가 더 많이 나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걸 이틀후에야 깨닫게 되었고, 차라리 통학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을 비껴 9시 이후에 출발하면 오히려 길에서 정체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고, 교통비 또한 절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다음부터는 9시 이후로 나서기로 약속을 했다.
차량이 계속 정체되자 교통요금이 많이나와 미안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는지 운전기사님은 그렇게 운을 떼며 룸미러(room mirror)로 우리의 동태를 살폈다. 말 잘하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이웃아주머니는 말을 받는다. “무슨말이에요?” 녹색신호등이 바뀌면서 건널목을 건너고 있던 어느 신혼부부들을 보고 말을 한 듯했다. 겉보기에도 휘청거리는 듯 한 그 부부들의 태도에서 심각함을 감지한 듯했다. “얼마 전 한 부부가 택시에 탄 적이 있었어요. 기분좋게 나들이를 갔다온 것 같았어요. 택시타고 난 후 서로 말을 주고 받는 거 같드니 대립각을 드러내며 말다툼을 하더라구요. 흔히 그런일이 있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런데 주거니 받거니 말이 오고가드니 아내가 얼마나 남편을 몰아붙이는 지 듣고 있는 제가 다 민망하는거 있죠?.” “요즘은 그렇데요. 아내들이 기싸움에서 이긴다고 하더라구요.”
그 아주머니도 며칠 전 막내딸을 출가시켰다. 몇 번에 걸쳐 당부를 했단다.“결혼해서는 시부모님을 깍듯이 대하라. 주말마다 시댁에 들러 시부모님께 문안인사를 드리라며 당부를 거듭했다” 고 했다. 우리 두 딸은 출가를 다 시켰으나 큰 아들격인 아들이 아직 결혼을 하지않고 있다며 자신의 딸처럼만한 아가씨가 며느리로 들어온다면 더 바랄게 없다는 말을 후렴처럼 했다. “참 우리들이 며느리로 살았을 때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다 받아 들였는 데, 요즘은 시부모말은 귓등으로 흘려듣고 콧방귀를 끼는 정도로 변했으니....” “누가 아니래요. 요즘은 며느리 생일을 챙겨주지 않는 시어머니는 시어머니 대접도 해주지 않는데요.” “또 이건 어떻구요. 어쩌다 시댁에 갈 때 먹을 걸 사들고 가죠? 시어머니 생각에는 아들이 좀 더 잘살기 바래는 마음에서 ”나 이런거 좋아하지 않어‘ 라고 말 한마디만 해보세요.
다음에는 절대 사오지 않는답니다. 굳이 사갖고 갔다가 시어머님께 걱정을 듣느니 차라리 빈손으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다 이거죠.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는거라도 말없이 받아입는다든지 먹어두는 게 며느리에게 대접받는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다는거죠. “ ”우리 이웃에는 딸을 셋을 두고도 가버린 여자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가끔 외출을 해서 남편이 충고를 했나봐요. 그러나 충고도 한 두 번이죠 어떻게 날마다 충고를 해요. 한 두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스스로 판단을 해야죠. 남편의 충고도 귓뒤로 흘려버리고 아내의 외출은 잦아졌고 급기야는 가출을 하고 말았다. 일주일 후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가정보다 도박이 우선이였는지 이혼을 요구 했나보더라구요. 옆에서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혹시 남자가 있었든 게 아냐? 도박 때문에 가정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텐 데 집안 식구들이 모르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 지도 모르잖아. 도박을 하면서 남자를 알게 되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기사 이제 다 끝난 일인 데 다른 이유를 더 알게 된다고해서 달라질 건 없을터이다. 도박에 미쳐 재산을 다 탕진하고도 모자라 가출을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있어 용서를 해주려고 했지만,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니 보따리 내놔라 한다드니 도리어 이혼을 청구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요즘은 아내가 바람을 피워도 가정을 버리지 않는다면 모른척 하고 그냥 내버려둔데요. 만약 그런 사실을 밝혀 집안이 들야 한다는 더러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숨죽이며 살아야하는 많은 남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그래도 그건 약과해요.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은 이혼을 하고 난 후 남편이 떠 안아야 하는 빚이 얼마나 많이 되는 지 말을 하면서 울먹이는 데 가슴이 저려와 혼났더랬어요. 어떻게 위로는 해줘야 할 것 같은 데 할말이 있어야죠. 이혼하기 전 그 아내가 카드빚을 많이 냈나보더라구요. 그러니 어떡하겠어요. 자신은 돈 한푼 써보지 못하고 아내에게 다 갖다 줬는 데 또 전 아내의 빚을 자신이 다 갚아야 한다지 머에요.
요즘은 옛날과 달리 여자들의 목소리가 드세져 남편들의 기가 많이 꺾였어요. 호주제 폐지니 뭐니 해서 여자들 마음만 들뜨게 만들었고, 이혼을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다분하더라구요. 그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 지 아들가진 부모는 어디 마음놓고 결혼이나 시키겠어요?. 우리들이 며느리로 살때는 칠거지악이라해서 아이를 못 낳아도 시댁에서 쫓겨나도 할말을 못했고, 살림만 잘 못 살아도 시어머니에게 뺨을 맞기도 했는 데...“ ”요즘은 그랬다간 소송감이죠.“ 부부 맞벌이를 하니 당연히 아내의 몫을 요구할 권리가 있지만, 너무 앞서가는 건 나도 반대다. 할말이 없다. 나 역시 아들을 가진 부모라 민감한 이슈가 아닐 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