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중년이혼

정순이 2003. 8. 6. 22:50

홀아비 생활 삼년이면 이가 서말이고
과부 생활 삼년이면 구슬이 서말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건 사람따라 틀리나보다.
남자들도 깔끔하게 하는 분들은 여자 못지 않게
깨끗히 하고 사는거 같다. 거래처 고객인 분이 홀로 계시는데
평소에 얼마나 깔끔하신지 누가봐도 홀아비라고는
생각지 않을 만큼 말쑥하게 차려입고 다니신다.외향만 보면
그런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의 쓸쓸함은 항상 주위를
맴돌고 있어 그를 외면하지 않는거 같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아파오게 한다. 그분이 뒤돌아 가는 뒷모습을
보면 축처진 어깨만큼이나 그분의 삶도 신산스러워 보인다.

부부관계 일이란 아무도 모른다. 속시원히 다 밝힐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분의 아내는 가출한지 일년하고도 한달이 지나가고 있단다.
옛 속담에 부엌에서 며느리 말을 들으면 며느리 말이 옳은 것
같고 또 방에 가서 시어머니 말을 들으면 그 또한 옳은 것 같아
보는 입장에서는 누구의 잘못을 지적할수도 없어 그냥 그분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걸로 쌓였든 스트레스나 풀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그분과 거래를 해왔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어제는 속이 터질 듯 한지 그런 내색을 전혀
안하시든 분이 내가 바빠서 그분에게 눈길 줄 시간이 없음을 알면서도
감내하고 기다리며 그동안 참고 있었던 속이야기를 틀어놓고 싶어했다.
나는 남자의 값진 눈물을 보았다. 그분은 자신의 눈자위를 스물거리며
자극하고 있는 물기가 얼른 마르기를 기다리며 꺼내는 그분은
속에 참고 있었던 울분을 토하며 틀어놓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내 마음이 무척이나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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