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여유로움을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이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을 무렵
동서의 방문을 받고는 커피 한잔을 더 추가하고
마주 앉았다. 어제는 서울발 언어폭력(해운대
가서 자살하라는 두여자분 말씀~)에
잠시 머리가 멍하고 살아갈 희망을 잃었지만
오후에 비로소 내가 살아갈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고자 마음을 다잡게 된 계기가 생겨서
그나마 다행이였다.
직장생활 하시는 시숙님과 동서는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등산을 가신다. 그 날도 산중턱 쯤
올라가셧을 때 주위를 둘러보니 도토리 군락지인지
많은 도토리가 땅에 떨어져 있는걸 보고는 지나칠수 없어
메고 간 배낭에 얼마나 많은 양을 체취해 오셨는지 우리 가게에
가져온 도토리 묵 양을 보니 그 양이 상당하다.
우리 가게에 들려서 일부는 주고 남은거는 다시 시댁에도 가져갈
꺼라면서 남아 있는 양을 보니 그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우리 5섯 며느리 중에서 제일 으뜸이다.
도토리 묵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공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우선 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망치로 일일이
깨야 하는 고충도 있구 그다음 차례는 분쇄하는 것이란다.
방앗간에 가져 갔다가 벗기는걸 보니 입자가 너무 굵다고
집에서 직접 갈았단다.그런다음 채반에 받혀 걸러진 그 가라앉은
앙금으로 끓여야 비로소 우리 입에 들어갈수 있는 맛있는
도토리 묵이 완성이 된다는 말에 코 끝이 찡해옴을 느낀다.
"형님!그렇게 힘들게 한걸 이렇게 가져다 주면 어떡해요."
"귀한거니까 나누어 먹는거지머. 시중에서 팔고 있는 도토리
묵들은 50%도 도토리를 넣지 않어."
"에고 내 같으면 안하고 말겠어요. 밀가루가 좀 섞여 있으면
어때요.대충먹고 살지요뭐~~"
그 즉석에서 대충 무친 도토리 묵을 입안에 넣어보니 그 쌉쌀한
맛이 입안을 감치는게 이게 바로 가을 맛이구나 느낌을 받았다.~~^^
단기 4335년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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