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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의 반란....

정순이 2005. 5. 31. 12:19


"저더러 돈을 벌어오라하나, 그렇다고 시댁식구들이 저를 성가시게를 하나 머가 불만이라서 바람을 피우는 지 몰라." 묵은 독백을 배설하 듯 그렇게 포효했다. 물어보기도 난감해 머뭇거리고 있는 내 표정을 보드니 말을 이어간다. "친정 막내올케가 인터넷 채팅으로 안 남자와 눈이 맞아 외도를 했죠." "친정동생은 약학대학을 나와 약국을 할까하다가 친구와 조그마한 기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게 더 비전이 있어보였겠죠. 동생이 생각하고 결정한 선택은 탁월했죠. 처음에는 몇 명의 인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꽤 많은 직원을 거느리고 있어요. 물론 친구와 동업한 거지만, 동생에게 돌아오는 지분도 꽤 컸어요. 창업공신이 다 힘들 듯이 어렵게 궤도에 올랐어요. 그렇게 힘들게 벌어 아내에게 몽땅 갖다줬어요. 어느가정이든지 아내가 집안살림을 잘해야 재테크에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날마나 에어로빅, 테니스야 수영이야 자기 몸 가꾸는데만 신경을 썼으니 어디 저축이나 할 돈이 남아나기나 했겠어요? 그러든 어느날 아이들이 엄마가 밥을 잘 챙겨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당시만 해도 바빠서 그랬겠지, 라는 생각에 아이들을 달랬죠. 전혀 다른 생각은 하지않고, 아내를 믿었죠. 아무래도 아내의 행동이 이상해서 아내를 다그치니 사실을 털어놓았다는군요. 남편이 출근하고 난 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잔 데 몇번 만났다구요. 그래도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거듭된 아내의 다짐에 동생은 믿었나봐요. 그럭저럭 몇 달이 지났는 데 한번 아내가 그런행동을 해서 그런지 공연히 아내가 의심스러워지는 거 있죠? 평소 때 같으면 이해하고 넘어갔을만한데도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니 걷잡을수 없었나봐요. 기실 막내올케도 동생이 출근하고 나면 그 남자를 만나고 다녔을 꺼라고 믿어요."

 

"그러니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스러워보이지만, 동생의 가슴속 저변에는 속을 끓이고 있었겠죠. 특별한 날에 본가인 집에 와서도 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죠. 그러니 형제들도 까마득히 몰랐죠. 그런 어느날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는지 남동생이 털어놓더군요. 다들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죠. 그러나 어떡하겠어요? 자식이 둘이나 있는 데....

 

그때부터 별거생활에 들어가게 되었고, 얼마 있지 않아 이혼을 했죠. 아무리 남자에게 눈이 멀어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갔지만 자식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수 없었나봐요. 힘든 부분에서는 동생도 예외는 아니였을테구요. 동생과 올케 둘이 다 여러제반적인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서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나봐요. 동생은 엄마없이 기죽어있는 자식을 보니 마음이 아팠을테고, 또 혼자서 직장생활해가면서 아이들을 훈육을 병행한다는게 여간 어려움이 따르지 않다는 거 절실히 느꼈겠죠. 올케 또한 아이들이 보고 싶었는지 연락을 했나보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재결합을 했데요. 어렵게 재결합을 했으면  올케가 마음을 고쳐먹어야 할 텐데 한번 남자의 맛을 안 올케는 자꾸만 밖으로 나돌았데요. 그런 얼마 전 동생이 준 돈 2천만원을 다 써버렸다지 머예요? 다시 아내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어진 동생은 또 다시 이혼을 결심하고 법원에 갔나봐요. 그리고 도장을 찍었데요. 올케도 잘못한 게 있으니 순순히 응해줬을테구요. 어제 친정에 갔는 데 다시는 올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더군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든지. 동생이 그러는 거 있죠? 올케한테 질린 것 때문인지 모든 여자들이 다 싫어졌다구요."

 

급증하는 '섹스리스' 부부 라는 고딕체의 폰트가 카테고리를 장식한게 눈에 선명하게 뜨인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는 38세의 어느 주부는 인터넷을 통해 옛동창을 만나게 되었고, 만난 지 몇 달만에 몇번의 식사, 짧은 데이트와 긴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경계선'을 넘게되었단다. "여전히 예쁘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오랜만에 '여자'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는 그 주부. 9살 7살 짜리 아들 둘을 둔 그녀는 '그'를 만나면서도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지' 결심을 해도, 전화가 기다려지고 약속 장소에 먼저 나가 기다리는 일이 반복됐단다.

 

어느 가정, 어느부부에 국한 된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수 있는 일이라 그 심각성의 불씨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다. 남자의 외도는 단순한 유흥, 매춘 문화에 기인한 경우가 많지만 여성의 외도는 부부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부부 갈등을 먼저 치료하지 않으면 아내의 외도는 언제라도 다시 타오를 수 있는 불씨" 라고 지적했다. 자식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삶을 선택했던 우리부보님 세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져가고 있다. 때는 바야흐로 '호주제 폐지' 도래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