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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 속의 J

정순이 2012. 9. 2. 14:10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갖고있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꿈많은 소녀와 같이 있는 듯하다.

 

1m50cm정도 됨직한 단신의 외향은 보호본능을 느낄 정도로 갸날퍼보인다.

 

독실한 가톨릭집안의 셋 째딸이였던 그녀는 결혼을 하지않으려했다.그런 생각으로 지내던 어느날 운명처럼 한 남자를 소개받았다.

 

이혼남! 결혼할 생각을 않고 있었으니 나이에 대한 개념을 갖지않고 세월을 보냈으니 개혼인 남자를 만난다는건 사치라 생각했을지도 몰랐다.

 

이혼을 한 흠집 있는 남자에다, 이혼에 대한 묵은 상처 때문인지 남자는 가끔 술을 마시곤한다는 월하노인의 언급도 이혼의 아픈 상처를 자신이 잘 다독여주면 얼음 녹듯 이혼의 아픈 상처가 아무는데 도움이 되지않겠나는 잔 다르크적인 여전사의 마음이였다.

 

그러나 그건 한갖 순진한 미몽에 지나지 않았다. <연민> 두 음절의 사전적의미는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이다.

 

그런 마음을 먹고 결혼이라는 제도권에 몸을 담았지만 날마다 부딪히는 현실은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힘에 부쳤다. 하루도 거르는 날없이 술로 날을 지새웠다.

 

직업 군인이고 대위라는 보직이 있었으니 술을 가까이하지않았으나,정년 퇴직을 하고 난 후부터는 타락의 길을 스스로 택한 사람마냥 허물어져갔다.

 

'술에는 장사 없다'고 했다. 하루도 거르지않고 술독에 빠져 살다싶이 했으니 간이 견뎌내질 못했고, 세상을 하직했다.

 

처음 몇년간은 남편의 굴레에서 벗어난 해방감으로 얼굴이 많이 밝아지는 듯보였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와 남편의 성격에 길들여져서인지 세상과의 소통과 교류를 아주 버거워한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과의 교류는 문제시되지않는데, 낯이 익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는 늘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하는 학생처럼 그녀는 버거워했다.

 

 

'코쿠닝' 현대사회를 누에가 고치를 짓는 것처럼 점점 자신의 활동반경을 축소시키게 된다고 해서 코쿠닝, 즉 '누에고치짓기현상' 이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그녀도 사회인들과의 교류로 세상을 향한 발걸음에 힘이 실렸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