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모종

정순이 2007. 5. 1. 11:29
 

 

겨울의 여독이 아침저녁으로 기세를 부릴 지난 보름 여전 꽃집앞에 빨간색으로 자태를 뽐내는 제랴늄이며,여러색의 유희로 지나가는 길손들의 시선을 잡는 베고니아, 늘 푸르름을 게을리하지 않는 군자란, 아이비, 그 옆으로 빨간 꽃잎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제랴늄 구근초인 샤프란도 긴 목을 빼고 활짝 웃고있고, 고사리나물을 닮은 아스파라거스도 하늘거리는 자태를 뽐내고, 동백나무묘목에도 빨간 꽃잎이 나뭇잎사이로 수줍은 듯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그 속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고추모종, 방울토마토,가지나무모종들이 나무모판에 심겨져 자신을 데려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작년  늦은 여름의 어느 날 종종걸음으로 퇴근길을 재촉하고 있는 데 어느 가게앞에서 시선이 머물렀던적이있다. 크다란 프라스틱 토기화분에  토마토가 탐스럽게 열려있는게 아닌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많은 열매로인해 가지가 꺾이기라도할 거 같이 보였다. 당장이라도  토마토 모종을 사다가 화분에 심어보고 싶었다. 철제버팀목을 지줏대삼아  탐스런 열매로 쥔장을 기쁘게 할 토마토에 대한 생각은 이듬해인 올해까지 기억에 남아있어 올해는 행동에 옮겨보기로하고,  보름 여전 방울토마토와 고추모종을 사다가 화분에 심었다.

 

겨우내 온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몇 몇 화초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죽어버린것도 있고, 실내에 들여놓고도 물주기를 게을리 한 탓인지 몇 개의 화초가 시들시들하드니 생명의 끈을 놓아버리는게 아닌가.  시들어버린 화초를 뽑아내고  난 비어있는 화분을 볼때마다 화초로 채워넣기는 해야겠는데 쥔장의 게으름으로 또 죽어버리면 어떡하나는 두려움도 한 자락 일렁이기도했다.

 

달이 지나 떼어놓은 달력 두 장을 베란다 바닥에 깔고 화분을 엎었다. 하얗게 메말라있던 흙은 좀체로 꺼내지지 않았다. 늘 물주기만 해서인서 굳어진 화분속의 흙은 손으로 긁어내어야할만큼 굳어있었다. 꽃집에서 사온 배양토와 화분에서 꺼낸 건조한 흙과 배합을 한 흙을 옆에다두고 3/2쯤은 흙으로 채우고, 모종을 심은 다음 배합토를 모종 주변으로 얹고, 조심스럽게 화분에 심고 물을 듬뿍 주었다.

 

비록 가느다란 고추모종이지만, 화분에 심고보니 관상효과도 제법 컸다. 얼마나 자주 물을 줘야하는지 꽃집 여주인으로부터 듣기는 했었으나 정확하게 알아두는게 나을 듯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흙이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줘야한다는 답이 올라와 있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많은 내용들이 사실과 다름도 알고 있지만, 더 신빙성이 있어보이는건 몇 번의 물을 자주주기를 하다 식물이 썩어 죽는다는것을 경험한 탓이리라.

 

얼마의 시일이 경과해야만 수확(?)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벌써부터 빨간 열매의 고추가 열릴걸 생각하면  풍성함의 가을들판이 떠올려지며 미소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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