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
한 달 여 전부터 우편물이 발송되어왔다. 발송한 사람의 이름을 확인해보니 전혀 낯설지는 않은 이름이었다. S와 성이 같은걸 보니 아마 S의 언니같았다. S를 알고 지낸지도 꽤 오래되었다. 많은 우여곡절끝에 S는 언니가 보험설계사를 하고있는 대리점에서 3년동안 설계사를 하였던 적이 있다. 그때 S로부터 소개받았던 S의 언니...동생은 사정이 있어 설계사일을 그만두게되었고, 언니가 동생의 고객을 인수받은 모양이다. 보험설계사들의 생리를 잘 몰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보험설계사일을 그만두게되면 고객의 모든정보를 다른설계사로 인계가 되는 모양이었다.
집으로 퇴근길에 가게에 들린 S는 일요일 날 언니와 같이 우리가게로 오겠다는 말을 했었다. 그말을 들은지 얼마 지나지 S와 언니는 가게에는 오지 않았고, 그날 이후부터 보내오는 우편물...그 속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잘한 소품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동생에게서 인계받은 고객이지만 보험을 들지않겠다는 말을 S에게 종종 한터라 S의 언니도 알것 같은데도 선물을 보내준게 무엇보다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물을 받고 그냥 있을 수 없어 S의 언니께 감사의 전화를 했었다. 그녀는 "앞으로 자기 고객보다 더 잘해드리겠다" 는 말로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하는것 같았다. 일순 방정맞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 나를 고객으로 확보하려고 그러나 동생한테 몇번이나 인제부터는 보험들어주지 못한다는 나의 입장을 누누히 강조를 했었는데....' 그런생각까지 미치니 공연히 공짜로 선물을 받는다는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S의 언니는 남편이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자신의 소득이 남편의 소득보다 훨씬 앞선다며 S는 언니 자랑을 늘어놓곤했었다. 언젠가는 목표달성에 도달한 사람의 프로필을 신문에 게재된적이 있었다. 그때 S는 자랑스런 언니를 보여주곤 했었던 기억이 '전략적 마케팅' 인가 싶기도 했고, 이런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인프라 되어서 S의 언니는 많은 고객을 확보해놓고 있지않나는 또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처럼 작은 가게를 하는 사람이나 재택에서 소호산업을 하는 사람이나, 큰 사업을 벌여놓은 사람이나, 이윤을 남기는 사업에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벤치마킹'을 해야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지않나는 생각은 체험을 통해서 진리를 터득 할것이다. 며칠 전 또 다시 두툼한 우편물이 도착했다. 봉투를 개봉하고 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책자가 보인다. <좋은생각> 이라는 문고판의 소책자였다. 언젠가 시간이 남을 때 읽어봐야겠다며 책꽂이 한귀퉁이에 꽂아두었다가 오늘 아침, 자투리시간이 있어 잠시 <좋은생각>을 펼쳐보았다. 그 속에는 좋은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깨알같은 글씨로 사랑을 공유하며 텍스트를 채워놓고 있었다.
우리는 삶을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과 교분을 나누고 사랑으로 채워가며 강퍅한 삶에 윤활유를 쳐가며 살아가고 있다. 자주가는 사이트에 친구로 등록을 해둔 지인이 있다. 서로 속깊은 이야기나 스스럼없는 농담을 주고받지 않았는데도 한주일이 시작되는 첫월요일일때나, 달이 바뀌는 첫 날이나 자주들리는 사이트에 접속할때면 잊지않고 쪽지를 보내온다. 불과 한 살 차이인에도 언니라는 존칭을 쓰며....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그럴때는 친구로 등재되어있는것마저 죄스러울때도 있다. 별로 할이야기가 없다는 이유로 먼저 보내지 못하는 내 마음이 들키라도 한 날이면 나는 여지없이 쥐구멍을 찾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