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뇌가 나를 움직인다.
이번에 내린 집중호우는 전국을 강타했다. 중부지방을 비롯해 강원도 영서지방, 영남쪽으로도 피해가 예상될꺼라는 뉴스다. 많은 비피해로 심적이나 물질적으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유년 시절의 악몽같았던 기억들이 영사기처럼 돌아간다. 육탈을 이겨낸 집앞의 크다란 나무는 그 푸르름이 그늘을 드리워 여름이면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이기곤했었다. 그 뒤로 윗동네와 아랫동네의 경계를 가르는 개울이 있었다. 아랫동네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때는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지름길이다시피한 개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그렇게 요긴하게 사용되던 개울이 밤새도록 퍼붓는 소나기에는 힘에 부쳤든지 둑방은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둑이 무너지자 토사와 산에서 굴러내려온 낙석들이 벽을 뚫고 방안을 휩쓸고 지나갔다.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방마다 온통 흙뻘이 차지하고 있었고, 당장 끼니를 해결해야할 꺼리조차 남기지 않고 모조리 쓸어가버렸댜. 지난 해에 수확해 곳간에 채워둔 벼도, 감자도, 축사에 있던 몇 마리 돼지마저도...일년동안 먹을 식량을 수마가 다 쓸어가버린셈이였다.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었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했을만큼 처참했다.
이책을 읽게 된 계기는 대충의 줄거리를 보면서 주변에서나 나 자신도 예의가 아니라는 흥미로움이 자연증식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행동으로 주변을 놀라게 한다. 가까이는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멀리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상처받게 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기억하고, 느끼고, 보고, 듣고, 인식하는 모든 것들이 컴퓨터처럼 복잡한 우리 두뇌 신경세포들의 연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의 대뇌는 이성적인 역할을 하는 <신피질,neocortex>과,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번연계,limbic system>로 구성되어 있다. 냅킨 크기만한 신피질이 담당하는 이성과 사고력, 창조성이 인간들에게만 독점적으로 주어진 진화의 최종 산물이라면, 그보다 더 작은 번연계가 관장하는 감정과 본능적 욕구, 충동은 우리가 원시시대에 동굴에서 살던 때부터 다른 고등동물들과 공유해 온 원시적 뇌의 자취이다. 따라서 신피질을 <이성의 뇌>, 번연계를 <원시적인 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명화된 사회에서 이 두 운영체계는 우리 뇌 속에서 계속해서 충돌을 일으키며, 그 싸움에서 누가 최종 승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동은 어제와 오늘, 서로 다르게 표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뇌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우리 마음이 기본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고 보았다. 그 하나는 사고력과 지적 능력의 기지인 자아ego이고, 다른 하나는 본능적 욕구와 감정을 관장하는 이드,id이며, 나머지 하나는 교육과 믿음, 이상 등 우리 부모나 사회적 영향에 의해 우리에게 전수되는 도덕과 윤리의 영역인 초자아superego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의 마음속에 세상이 변하고 그들의 삶이 변해서 그들의 l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면이 점점 더 이상하게 보이는데도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내면의 광기를 , 프로이트는 <이드> 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신에세 해가 될 수도 있는 일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힘, 인간의 이성을 압도하려고 위협하는 충동적이고 원시적인 욕망, 설사 그것이 불온하고 반사회적이며 이기적인 욕망이어도 그 충족을 위해 매진하는 본능의 덩어리가 바로 이드이다. 시간의 흐름따라 맹목적으로 움직이면서 우리의 이성을 순식간에 장악해 결국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행동들을 하게 만든다는 이드는 결국 어떻게 보면, 우리 내면의 고집스러운 바보, 즉 <이너 더미 Inner Dummy>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기 안에 이너 더미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이따금 <개인적 악마들>과 싸움을 벌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상한 생각들이나 상상들을 하는데, 다행히 우리들 대부분이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경찰과 군대, 사법체계의 도움이 커다란 역할을 하지만 말이다.
이 지구상에 심리장애나 성격장애를 갖고 있지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들 모두는 겉으로 보기엔 정상적이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지닌 불합리성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는걸 많은 사람들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겉으로 온순하고 조용해 보이던 사람이 자동차 운전대만 잡으면 앞에 끼어드는 차에 갑자기 광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남들이 보기에 별 것 아닌 일에 갑자기 이성을 잃고 흥분하는 자신을 발견한 일이 있는가. 전세계 여성들의 우상이던 휴 그랜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흑인 창녀와 자동차 안에서 음탕한 짓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아프리카 순방 중에 50만 명 정도의 인파가 자신을 향해 모여들자 벌컥 화를 내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노출시키고 말았다. 이들은 왜 그랬을까.우리에겐 <권리 욕구><영역 욕구> <성 욕구> <애착 욕구> <생존 욕구> 등 다섯 가지 기본 욕구들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서 가장 확실하게 발견되는 이 욕구들은 겉으로는 분명 멀쩡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갑자기 돌변하는 경우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 같은 욕구들은 사람마다 그 집착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들은
나아가 사람들이 무릎 인대라도 손상되면 당장 의사를 찾아가지만 뇌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욕구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