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루스 2세를 읽고...
러닝머신위에서 한 시간 동안 뛴다는 건 보통 마음가짐으로는 시간을 메꾸기가 힘들다. 해서 벼룩시장이나 중고 매물이 나와있는 매장에는 중고 러닝머신이 제일 많이 매물로 나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대저 러닝머신을 구입할 때는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자신의 몸을 관리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먹었던 마음과는 달리 시일이 지나면서 초기의 생각은 희붐해지고 종래는 무용지물이 되어 집안 한쪽 구석에 방치되고 녹이 쓸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용도폐기된다. 여러사람들이 같이 운동을 할수 있는 헬스장이나 에어로빅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은 오래 버텨낼 수 있지만, 집에서 혼자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중도에서 하차하는 걸 많이 보아왔다. 그만큼 자신과의 싸움에서 타협하기 쉬운 상대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생각해보면 난 아주 유용하게 잘 활용하는 편이다.
모든 사람들이 집에서 지루하지 않고 오랫동안 운동을 할려면 시간 활용을 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이 다 다르겠지만, 신나는 음악을 볼륨을 최대한도로 높여놓고(그러지 않으면 벨트 돌아가는 소리에 음악소리가 묻히기 때문이다) 뛰면 지루함을 잊게 하는 한 방법도 있을테고, 나처럼 계기판 위에 신문이나 책을 올려놓고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잠이 많은 나로써는 책 읽을 기회를 박탈당해 속이 상하곤 하는데 운동하는 제법 많은 양의 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잘 생각했다는 생각이다. 뛸때마다 그 진동에 의해서 글이 잘 보이지 않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계기판 양쪽을 꼭 잡고 뛴다. 다핼스러운건 시력이 좋다는 것이다. 시력이 나쁘다면 러닝머신을 뛰기도 어려울뿐이아니라, 작은 문체의 텍스트를 읽는다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들에게 읽을만한 책을 추천하라는 내 요구에 자신이 읽어보니 내용이 지루하지 않고 괜찮았다며 건네준 게 <키루스2세> 였다. 그렇게 받은 책을 끝까지 읽지못하고 중간에서 그만두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그 당시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지만, 하여튼 중도에서 읽기를 그만둔 모양이다. 3분의 2쯤해서 책 내용을 보니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책은 지루함을 주긴 하지만, 역사를 배운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며 읽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그만큼 역사에 관한 이야기는 지루함이 점철되어있다. 그나마 여자가 등장이라도하면 동공이 커지면서 다음 페이지의 내용이 기대되고, 흥미로워짐은 감출수 없는 사실이고, 가독률이 높아진다. 며칠 전 구입해 놓은 책을 다 읽고 난 후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책꽂이를 훑어 내려가든 중 다시 <키루스2세> 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저 책을 언제 읽었었지?’라는 의문부호가 그 책을 잡게 만들었다. 지난 번 읽다가 말았던 페이지가 어디쯤인지를 더듬으며 페이지를 넘기고 또 넘겼다. 기억의 폴드는 이미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대충 ’이쯤에서 읽자‘ 며 다급해진 출근 시간이 나를 재촉했다. 책을 빨래 집게로 고정시키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부분은 ‘스물두번째 저녁모임’ 이 열리고 있었지만, 첫 번 째 모임의 내용으로 소급해 올라가야 내용파악이 된다. 바그다테스라는 나그네는 남루한 입성으로 카라반들과의 합류를 거절당하자 자신은 ”목적지 까지 가는 동안 하루라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그들과 합류하고,“수사에 가는 것은 선대 대왕의 장남이자 후계자로 새로운 왕으로 즉위한 아르사케스 앞에서 키루스 대왕의 위업을 찬양하는 길“이라는 말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캄비세스 1세의 아들. 키루스 대왕(Cyrus the Great)이라고도 한다.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어머니는 메디아왕국의 아스티아게스의 딸 만다네인데, 생후 곧 산중에 버려져 이리의 젖으로 자랐다고 한다. BC 559년 안샨왕이 되었으며, BC 550년 아스티아게스를 쳐서 메디아를 멸망시켰고, 그 도읍인 에크바타나로 수도를 옮겼다. BC 546년 리디아의 도읍 사르디스를 함락시켰고 소아시아를 지배하에 두었다. 다시 또 박트리아 ·마르기아나 등 동방의 여러 지역도 평정하여 북방 유목민에 대한 방비를 굳혔고, 이번에는 바빌로니아로 전진하여 BC 538년 나보니도스를 무찔러 칼데아(신 바빌로니아)를 멸하였다. 바빌로니아에 잡혀 있던 유대인 포로들이 이 때 해방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집트를 제외한 오리엔트는 그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여기서 페르시아제국의 기초가 다져졌다.
만년에는 파사르가다이로 도읍을 옮겼다. 피정복지에 대해서는 그 지방의 신(神)을 인정하고, 풍습을 존중하며, 자치를 허용하는 등 유화정책을 썼다. 마사게타이를 토벌하는 도중에 죽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