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불감증

정순이 2005. 12. 5. 11:55
 

파란 신호등이 바뀌고 난 후라도 사람들이 길을 건너기 전이라면 횡당보도를 휑하니 지나가는 차량들이 많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아찔함과 사고 후를 상상하면 모골이 다 송연해진다. 사고란 예측이 없기 때문이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 아침 내가 그런 일을 겪고보니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호등의 불빛이 파란색으로 바뀐지 제법 지난 상태였다. 내가 횡단보도 중간 쯤 와 있을 때였으니까. 그때 느닷없이 하얀색을 띈 1톤 포터가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너무 놀라 자리에 우뚝 섰다. 그리고 운전자석에 앉아 있는 기사를 노려보았다. 차마 욕까지 하기에는 좀 그랬다. 하지만 내가 아닌 운전자들, 특히 택시 기사분들의 거친입은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정도로 모두가 공감하고  몇 번 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아닌 남자가 나와 같은 경우를 당했다면 심한 육두문자가 거침없이 튀어나왔을 것이다. 그나마 여성한테 걸리길 다행으로 생각할 것이다.

왜 본인인 운전사도 아찔한 마음이 없었겠나만은 운전자의 ‘그럴수도 있을수 있는거지?’ 하는 듯한 태도에서 화가 났다. 째깍거리는 시계의 초침처럼 시간은 자꾸만 가고 있었고, 조금 있으면 빨간 불빛으로 넘어갈 것이지만 한동안 그 자리에서 꼼짝않고 운전자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드는 기사의 태도들, 모든 기사분들이 다 그렇다고 도매금으로 넘기고 싶진 않지만, 아파트 앞에 있는 4차선 횡단보도는 유난히 안전의식 불감증을 갖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이 있다는걸 자주 느낀다. 외곽 지역이라서, 도로폭이 좁아서, 교통 경찰이 없어서 여러 제반적인 이유로 인해 그건 기사 들이 더 기승을 부리는지 모른다.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갔다오면서 건너는 신호등은 그렇지 않았다. 도로도 넓었지만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교통경찰관들이 눈에 뜨였다. 러시아워가  지난 시간이라면 교통 경찰은 필요치 않을텐 데 두 서너대의 폴리스들이 눈에 뜨였다.  운전자들의 의식이나 보행자의 의식이 체계화 되어있고, 메커니즘 작동이 원할하게 이루어 질때 교통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파란색 신호등이 들어오니 안전하게 건너는 걸 확인하고 빨간색 신호등으로 변하자 그들은 경광등을 깜빡이며 손살같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게 눈에 뜨였다. 이런걸 보면 번화가에서 살아야 인권을 보장받고 사회 안전망을 문화 혜택을 받지 않나 싶다. 서울보다 지방이 홀대를 받는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마이너리티들의 목소리를 언론을 통해서 자주 접한다. 번화가와 외곽쪽이 이정도라면 서울과 지방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언젠가 나는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었고, 앞집 아주머니는 무슨 볼일을 보기 위해 마주하고 신호등을 건너는 일이 있었다. 파란신호등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택시 기사분을 향해  x자를 사용하며 욕지거리를 해대는걸 보고 그분의 대해 가졌던 상징적인 너그러움이나 남한테 베풀기를 좋아하는 성정하고는 거리가 먼거 같아 실망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그 분께 느꺘던 실망감이 새삼스럽게 후회스러움으로 다가온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나 그릇된 행동을 보고도 모른체 하기보다는 따끔하게 지적을 해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오랫동안 그 운전자를 노려보았드니 마지못해 고개를 꾸벅했다. 그런다음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얼른 건너가라는 수신호를 한다. 참으로 아찔한 출근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