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시댁식구들과의 만찬~
정순이
2004. 1. 8. 11:54
“민규( 남편이 나를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야 옆집에 된장찌개 하나 시켜라”
“알았어요.”늦은 오후.... 신문을 보고 있던 내게 남편의 말을 듣곤 속으로 야릇한 미소를 지어본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도 거르지 않는 남편의 술문화(?)는 이시간쯤이면 하루를 지나는 통과의례로 여겨질만큼 익숙해져있다. 컴앞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있던 남편은 술을 마시기 위해 내가 앉아있는 있는 곳으로 나와 나의 눈치를 본다. 마땅한 술안주거리가 없어 내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함이다. 그런날들의 연속이던 남편이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을려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주도 빼지 않고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다니는 병원이 있다. 지난주 간단한 검진을 했다는 사실과 결과가 오늘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병원에 간 남편은 주치의를 통해 ‘알콜성 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모양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드니 몇 개월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지만 알콜로 인해 손상된 간이 회복된다는 말을 들었던 모양이고, 인제는 술마시는 걸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든지 술 안주를 주문하지 않고 식사를 주문하는 남편의 소리를 듣고 야릇한 웃음이 비집고 나오고 말았다. "오늘은 술 안마셔요?" 나의 짓궂은 농담에 씨익웃고 만다. 된장찌개를 주문하고 몇분지나지 않아 한통의 전화를 받고 다시 옆 가게로 다시 달려갔다. 주문한 된장찌개를 취소하기위해서였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아닌 큰 동서였는데 시댁에 와서 저녁을 같이 먹자는 것이었다. 시켜둔 음식이 다 되고 난후에 취소한다는건 어려울 것 같아 음식이 끓기전에 취소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동서와의 통화가 끝나기가 바쁘게 옆집으로 달려갔다.
“민규야.. 니 퇴근 시간은 7시 30분이지? 그 시간에 가게 문닫고 집에 와서 저녁같이 먹지 않을래? 그 시간쯤이면 가게 문닫는다고 해서 머 많은 지장을 보겠노.그러니 삼촌하고 같이 올라와서 저녁같이 먹도록 하자. 미애 애기씨가 서울에서 어머님 보러 내려오면서 새우를 사다가 한턱 쓰기로 했어. 알겠제~?” “네 그럴께요.” 동서와의 전화를 끊고 청소를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는 퇴근시간보다 더 이른 시간이였지만... 서둘러 청소를 마치고 시댁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우리 시누이 이다. 시누이의 살가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동서를 통해서 들을때면 만약 내가 시누이 같은 입장 (엄마가 편찮으시고 내가 객지에 나가있다면)이 된다면 그렇게 하진 못했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 몇 년동안 투병하셨던 친정엄마께 얼마나 불효를 했는지 빙의처럼 내 주위를 떠돌곤 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유난히 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았던 나는 엄마에게는 소홀히 하지 않았나싶다. 나와 두 살 터울인 언니는 철이 일찍 들었던 탓에 든든한 엄마의 친구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런 언니는 큰일거리를 앞에두곤 고민을 틀어놓을수 있는 엄마의 든든한 마음의 후원자였을것이다. 철이 일찍 들지 않았던 내겐 항상 아버지의 그림자가 나를 호신하고 계셨으니까....그래서 ‘오이디푸스’니 ’일렉트라’니 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시댁에 도착해보니 둘째동서와 아주버님도 계셨다. 사연을 알고보니...시누이는 둘째 올케(동서)에게 먹을거리를 사와서 식구들과 자리를 같이 하자고 한모양이였다. 계산은 시누이가 하기로 하고....그런 둘째 동서는 일전에 먹어보았던 커다란 새우를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던지 선뜻 새우를 선택하게 되었고, 시댁에서 거리가 가깝다는 지정학적인 조건 때문에 우리부부는 그 자리에 같이할 수 있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거실 탁자위로 놓여져 있는 아이스박스가 눈에 들어왔고 뚜껑을 열어보니 아주 커다란 새우가 얼음사이사이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외용 버너위에 후라이팬을 올리고 호일을 바닥에 깔았다. 굵은 천일염을 1cm두께로 호일위에 골고루 편다음 그 위에 새우를 올려놓았다. 커다란 새우가 빨갛게 변해갈 즈음 벌써 입에서는 군침이 돌고 있었다. 국내산은 아니지만 그렇게 큼직한 새우는 특별히 주문을 해야지만 구할수 있는 귀한 먹거리였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는 하루종일 뱃속을 비워(?)두며 고생을 했었는데 푸짐한 먹거리로 몇키로그램의 살을 불려놓고 말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즐거운 저녁이었다. 시누이 덕분에....
“알았어요.”늦은 오후.... 신문을 보고 있던 내게 남편의 말을 듣곤 속으로 야릇한 미소를 지어본다. 그도 그럴것이 하루도 거르지 않는 남편의 술문화(?)는 이시간쯤이면 하루를 지나는 통과의례로 여겨질만큼 익숙해져있다. 컴앞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있던 남편은 술을 마시기 위해 내가 앉아있는 있는 곳으로 나와 나의 눈치를 본다. 마땅한 술안주거리가 없어 내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함이다. 그런날들의 연속이던 남편이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을려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주도 빼지 않고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다니는 병원이 있다. 지난주 간단한 검진을 했다는 사실과 결과가 오늘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병원에 간 남편은 주치의를 통해 ‘알콜성 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모양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드니 몇 개월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지만 알콜로 인해 손상된 간이 회복된다는 말을 들었던 모양이고, 인제는 술마시는 걸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든지 술 안주를 주문하지 않고 식사를 주문하는 남편의 소리를 듣고 야릇한 웃음이 비집고 나오고 말았다. "오늘은 술 안마셔요?" 나의 짓궂은 농담에 씨익웃고 만다. 된장찌개를 주문하고 몇분지나지 않아 한통의 전화를 받고 다시 옆 가게로 다시 달려갔다. 주문한 된장찌개를 취소하기위해서였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아닌 큰 동서였는데 시댁에 와서 저녁을 같이 먹자는 것이었다. 시켜둔 음식이 다 되고 난후에 취소한다는건 어려울 것 같아 음식이 끓기전에 취소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동서와의 통화가 끝나기가 바쁘게 옆집으로 달려갔다.
“민규야.. 니 퇴근 시간은 7시 30분이지? 그 시간에 가게 문닫고 집에 와서 저녁같이 먹지 않을래? 그 시간쯤이면 가게 문닫는다고 해서 머 많은 지장을 보겠노.그러니 삼촌하고 같이 올라와서 저녁같이 먹도록 하자. 미애 애기씨가 서울에서 어머님 보러 내려오면서 새우를 사다가 한턱 쓰기로 했어. 알겠제~?” “네 그럴께요.” 동서와의 전화를 끊고 청소를 시작했다. 매일 반복되는 퇴근시간보다 더 이른 시간이였지만... 서둘러 청소를 마치고 시댁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는 하루도 빠짐없이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우리 시누이 이다. 시누이의 살가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동서를 통해서 들을때면 만약 내가 시누이 같은 입장 (엄마가 편찮으시고 내가 객지에 나가있다면)이 된다면 그렇게 하진 못했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 몇 년동안 투병하셨던 친정엄마께 얼마나 불효를 했는지 빙의처럼 내 주위를 떠돌곤 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유난히 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았던 나는 엄마에게는 소홀히 하지 않았나싶다. 나와 두 살 터울인 언니는 철이 일찍 들었던 탓에 든든한 엄마의 친구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런 언니는 큰일거리를 앞에두곤 고민을 틀어놓을수 있는 엄마의 든든한 마음의 후원자였을것이다. 철이 일찍 들지 않았던 내겐 항상 아버지의 그림자가 나를 호신하고 계셨으니까....그래서 ‘오이디푸스’니 ’일렉트라’니 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시댁에 도착해보니 둘째동서와 아주버님도 계셨다. 사연을 알고보니...시누이는 둘째 올케(동서)에게 먹을거리를 사와서 식구들과 자리를 같이 하자고 한모양이였다. 계산은 시누이가 하기로 하고....그런 둘째 동서는 일전에 먹어보았던 커다란 새우를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던지 선뜻 새우를 선택하게 되었고, 시댁에서 거리가 가깝다는 지정학적인 조건 때문에 우리부부는 그 자리에 같이할 수 있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거실 탁자위로 놓여져 있는 아이스박스가 눈에 들어왔고 뚜껑을 열어보니 아주 커다란 새우가 얼음사이사이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외용 버너위에 후라이팬을 올리고 호일을 바닥에 깔았다. 굵은 천일염을 1cm두께로 호일위에 골고루 편다음 그 위에 새우를 올려놓았다. 커다란 새우가 빨갛게 변해갈 즈음 벌써 입에서는 군침이 돌고 있었다. 국내산은 아니지만 그렇게 큼직한 새우는 특별히 주문을 해야지만 구할수 있는 귀한 먹거리였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는 하루종일 뱃속을 비워(?)두며 고생을 했었는데 푸짐한 먹거리로 몇키로그램의 살을 불려놓고 말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즐거운 저녁이었다. 시누이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