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큰오빠 기일
정순이
2003. 11. 26. 12:48
해마다 이맘때 쯤 이면 돌아오는 친정오빠 기일이지만, 오빠라는 가벼운 무게 때문에 번번히 잊고 지나칠 때가 있다. 잊어버리고 난 뒤에 큰 올케를 만날일이 있을 때는 여간 민망하지가 않았다. 부모님 기일에는 한번도 빠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큰오빠 기일을 기억해주지 않는 막내 시누이에 대한 감정이 앙금으로 남지 않을 까 하는 미루어 짐작해 올케를 만날때면 여간 민망해지지 않는다. 그런 기조에 염려가 된 나머지 가게에 가끔 들리는 막내 올케한테 미리 부탁을 해 두었다. 아니나 다를까 늦은 오후 올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올케언니 이번 오빠 기일에는 잊어버리지 않고 일치감치 산적용 고기를 양념해 두었는걸~^^ 전화줘서 고맙고,그럼 나중에 저녁에 다시 만나자." 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친정 큰오빠가 돌아가신지도 20여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3년간의 긴 투병 끝에 끝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가족을 등지고 이승을 떠나셨다. 내가 결혼할 택일을 딱 한달을 남겨둔채...
내 결혼 날은 음력으로 1983年11月3日이였고, 오빠가 돌아가신 날은10月3日이였으니 만 한달 만에 내가 결혼식을 올린셈이다.
시누이라는 기득권을 등에업고 시계바늘 시침이 열시를 넘기고서 집을 나섰다.10분거리 안이라 시간을 재촉하지 않아도 느긋하기만 한 내 발걸음이다.
벌써 도착해 있는 사촌 오빠 내외가 보인다. 해마다 잊지 않고 참석하는 사촌 오빠 내외가 마냥 고맙기만 하다. 내가 친정에 가는 거리보다 먼거리인데도 일치감치 와 있는 오빠 내외분의 세심한 베려에 머리가 숙여졌고, 조금은 민망스러웠지만 시누이라는 뚜꺼운 철판을 깔고 목에 기브스를 하고 말았다.^^ 사촌오빠는 종가집 장손이라 연례행사로 큰 댁에서 치러지는 제사가 있다는 말을 익히 들어왔어도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오빠내외분이다. 이윽고 둘째 오빠가 술상을 차려오라고 하셨다. 올케는 내키지 않은 듯 볼멘소리를 한다. "운전을 해야 하는데 술을 드시면 어떡해요~?"" 조금만 마시지머 아니면 조카 더러 몰고 가자고 하면 되지 않나."조카도 내일 출근할려면 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걸요."
"그럼 대리운전이라도 시키지머. 모처럼 가족이 다 모였는데 술한잔 안할 수가 없지." 마지못해 술상을 봐왔다. 제사상에 올려질 음식은 따로 두고 차려온 푸짐한 음식에 식욕이 당긴다. 집에서 출발할때는 무슨일이 있어도 음식을 먹지 않을꺼라는 다짐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은채 말이다.^^
사람수에 맞게 술잔도 놓여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촌오빠는 나를 외면하고 조카에게 술을 권했다. 순간 마음이 상한 나는 뾰루퉁한 얼굴을하고 사촌오빠에게 톡 쏘아 붙였다. "아니 오빠. 술을 권하는데도 위아래가 분명할 법한데 어떻게 제게 먼저 술을 권하지 않고 조카한테 먼저 권한데요?"
"응? 동생도 술 마실끼가?" "그럼요. 다같이 마시는데 제가 빠질수야 없죠." "알았다. 미안하다." 의아한 듯 흥미롭다는 듯 모호한 눈빛으로 나의 잔에 술을 따른다.잔을 채우지 않은채...이런..이런.."오빠!잔은 차야 맛있다는데 모르셨어요~"
갈수록 태산인 사촌동생의 달라진 태도와 당찬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가보다. 옆에서 물끄러미 동생태도를 바라만 보고 계시던 둘째 오빠도 한마디 거들었다.
"동생아, 나중에 동생한테 술 권했다는 원망 들을라. 마시지마. 시간도 늦었구 말이야..."
"오빠. 님편도 내가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고있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술을 마셔도 늘지 않는 내 주량을 알기 때문에 내가 술을 마시는데 대해서는 별로 타치 않는걸요. 그러니 그런 염려는 놓으세요."
오빠를 안심시키고 마시기 시작한 술자리는 제사를 지낼 무렵에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반병정도 마시고 나니 취기가 올랐으나 시치미를 떼고 제사를 지내기 이해 거실로 나왔다.한순배 차례가 돌아가고 내 차례가 되었다. 돋자리위에서 반절을 하고 가볍게 목례를 하고 뒤로 물러나 앉았다. 사촌 오빠가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가르고 예의 종가댁 종손같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
"동생아, 돌아가신 분께는 반절이란게 없다. 그러니 다음부터는 온절로 해라 알았제?"
"그래요? 저는 오빠는 저와 항렬이 같다는 생각에 반절을 했는데...다음부터는 온절을 해야 겠네요."
사촌오빠는 종가집 장손이라 제례문화만큼에는 따지고 넘어가는 성격이다. 제사가 끝이나고 다시 음북을 하기 차려진 제수음식과 시작한 술은 한병을 거의 비우고 나서야 더이상 줄수 없다는 오빠의 말을 듣고서야 그만 마셨다.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를 수는 있겠으나 돌아가신 분한테는 반절이란게 허용하지 않는 다는 사촌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케언니 이번 오빠 기일에는 잊어버리지 않고 일치감치 산적용 고기를 양념해 두었는걸~^^ 전화줘서 고맙고,그럼 나중에 저녁에 다시 만나자." 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보니 친정 큰오빠가 돌아가신지도 20여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3년간의 긴 투병 끝에 끝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가족을 등지고 이승을 떠나셨다. 내가 결혼할 택일을 딱 한달을 남겨둔채...
내 결혼 날은 음력으로 1983年11月3日이였고, 오빠가 돌아가신 날은10月3日이였으니 만 한달 만에 내가 결혼식을 올린셈이다.
시누이라는 기득권을 등에업고 시계바늘 시침이 열시를 넘기고서 집을 나섰다.10분거리 안이라 시간을 재촉하지 않아도 느긋하기만 한 내 발걸음이다.
벌써 도착해 있는 사촌 오빠 내외가 보인다. 해마다 잊지 않고 참석하는 사촌 오빠 내외가 마냥 고맙기만 하다. 내가 친정에 가는 거리보다 먼거리인데도 일치감치 와 있는 오빠 내외분의 세심한 베려에 머리가 숙여졌고, 조금은 민망스러웠지만 시누이라는 뚜꺼운 철판을 깔고 목에 기브스를 하고 말았다.^^ 사촌오빠는 종가집 장손이라 연례행사로 큰 댁에서 치러지는 제사가 있다는 말을 익히 들어왔어도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오빠내외분이다. 이윽고 둘째 오빠가 술상을 차려오라고 하셨다. 올케는 내키지 않은 듯 볼멘소리를 한다. "운전을 해야 하는데 술을 드시면 어떡해요~?"" 조금만 마시지머 아니면 조카 더러 몰고 가자고 하면 되지 않나."조카도 내일 출근할려면 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걸요."
"그럼 대리운전이라도 시키지머. 모처럼 가족이 다 모였는데 술한잔 안할 수가 없지." 마지못해 술상을 봐왔다. 제사상에 올려질 음식은 따로 두고 차려온 푸짐한 음식에 식욕이 당긴다. 집에서 출발할때는 무슨일이 있어도 음식을 먹지 않을꺼라는 다짐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은채 말이다.^^
사람수에 맞게 술잔도 놓여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촌오빠는 나를 외면하고 조카에게 술을 권했다. 순간 마음이 상한 나는 뾰루퉁한 얼굴을하고 사촌오빠에게 톡 쏘아 붙였다. "아니 오빠. 술을 권하는데도 위아래가 분명할 법한데 어떻게 제게 먼저 술을 권하지 않고 조카한테 먼저 권한데요?"
"응? 동생도 술 마실끼가?" "그럼요. 다같이 마시는데 제가 빠질수야 없죠." "알았다. 미안하다." 의아한 듯 흥미롭다는 듯 모호한 눈빛으로 나의 잔에 술을 따른다.잔을 채우지 않은채...이런..이런.."오빠!잔은 차야 맛있다는데 모르셨어요~"
갈수록 태산인 사촌동생의 달라진 태도와 당찬 모습에 어안이 벙벙한가보다. 옆에서 물끄러미 동생태도를 바라만 보고 계시던 둘째 오빠도 한마디 거들었다.
"동생아, 나중에 동생한테 술 권했다는 원망 들을라. 마시지마. 시간도 늦었구 말이야..."
"오빠. 님편도 내가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고있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술을 마셔도 늘지 않는 내 주량을 알기 때문에 내가 술을 마시는데 대해서는 별로 타치 않는걸요. 그러니 그런 염려는 놓으세요."
오빠를 안심시키고 마시기 시작한 술자리는 제사를 지낼 무렵에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반병정도 마시고 나니 취기가 올랐으나 시치미를 떼고 제사를 지내기 이해 거실로 나왔다.한순배 차례가 돌아가고 내 차례가 되었다. 돋자리위에서 반절을 하고 가볍게 목례를 하고 뒤로 물러나 앉았다. 사촌 오빠가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가르고 예의 종가댁 종손같이 딴지를 걸고 나섰다.
"동생아, 돌아가신 분께는 반절이란게 없다. 그러니 다음부터는 온절로 해라 알았제?"
"그래요? 저는 오빠는 저와 항렬이 같다는 생각에 반절을 했는데...다음부터는 온절을 해야 겠네요."
사촌오빠는 종가집 장손이라 제례문화만큼에는 따지고 넘어가는 성격이다. 제사가 끝이나고 다시 음북을 하기 차려진 제수음식과 시작한 술은 한병을 거의 비우고 나서야 더이상 줄수 없다는 오빠의 말을 듣고서야 그만 마셨다.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를 수는 있겠으나 돌아가신 분한테는 반절이란게 허용하지 않는 다는 사촌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