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마케팅 전쟁
정순이
2003. 11. 5. 12:12
낯이 익지 않은 손님이 어느날부터 가게 출입이 잦아지는듯 하더니 어느날부터 서서히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십년 단골이 없다는 경구가 있지만, 부침이 심한 재래시장에도 끊임없이 오랜(내가 개업할때부터 지금까지)세월동안 우리가게에만 오시는 단골 손님들한테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어쩌다 개인적이 사정이 있어 가게문을 열지 않았을 때는 우리가게까지 오셨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다며 이튿날 다시 가게에 오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 코끝이 찡해지고 만다. 그런 고마운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이야기 맥이 다른데로 흘러가고 말았다. 몇번의 가게방문으로 낯을 익혀둔 그녀는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립서비스로 내게 접근을 시도하는듯 했다. 일례로 "일전에 고기를 사먹어보니 부위가 아주 부드럽고 좋더라구요.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도 이가게에 와서 고기를 사라는 말을 하기도 해요." 묻지도 않았는데도 그런 친절함을 보일때는 미루어 짐작을 해보곤 한다. '혹시 이사람이 나에게 무슨 도움을 요청할려는거 아냐~?'하구..^^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보름동안 가게를 들락거리던 그분은 가게를 들린 그녀는 내게
"화장품은 어느 회사 제품을 써느냐"며 물어오는 것이 아닌가. "밑화장품은 '참존'제품을 쓰구요. 색조화장품은 방문판매하는 분들에게 부탁해 써고 있어요." "혹시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어보고 싶은 마음없어요? 저는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내가 권해서 사용해본 분들이 다들 좋다는 반응인데 한번 써보지 않을래요?" "결혼허기 전에는 꼭 한국 화장품을 고집하곤 했지만 피부가 건성이어서인지 유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이 내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밑화장품은 참존을 쓰지만 색조화장품은 아모레 제품을 쓰거든요."
"건성이라구요? 그럼 건성피부에 맞는 유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도 있어요. 그리고 이건 건성피부에 적합한 샘플인데 한번 써보고 피부에 맞는지 내게 말해주지 않을래요?"
하며 한뭉치의 샘플 봉투를 꺼내 내 손에 쥐어준다. 나의 느슨함을 틈타 공격해 들어오는 그녀에게 마음이 유약한 나는 기어이 화장품 몇가지를 사고 만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매일 그녀의 방문은 이어졌고, 평생고객확인서라는 종이를 내앞에 펼치며 한장 써 달라는 말과 내가 작성을 해주면 자신한테도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며 꼭 한 장 써줄 것을 부탁해 왔다.
종이를 받아든 나는 기입할려고 공란을 쭉 훑어보니 내 주민등록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적어넣는 칸이 보였다.요즘같은 정보해킹 시대에 그 공란을 채우기에는 망설여졌고 걱정이 앞서 되물어보았다. "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라니 은근히 걱정되는데요." "걱정하지 말아요.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있어 회사 상사분에게 물어보았드니 어디까지나 형식적이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을겁니다." 알수야 없었지만 그 회사가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화장품 회사이니 나쁜 일이야 있겠나마는 내 기우로 끝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고, 걱정의 앙금은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기입해주었다. 그리고 석주로 덧붙인다. "화장품을 구입할때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어느정도 액수가 차면 그에 합당한 또 다른 혜택이 주어진다며
나의 마음을 자극하고 호객한다. 아마 마케팅 전략으로 회사의 영업 방침인 듯했다.
갈수록 생계형 범죄자가 증폭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긴 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하는 이런 사람들을보면 그 노력의 대가가 헛되지 않기를 빌어본다.
우리가게에도 마일리지를 도입해봐~??
"화장품은 어느 회사 제품을 써느냐"며 물어오는 것이 아닌가. "밑화장품은 '참존'제품을 쓰구요. 색조화장품은 방문판매하는 분들에게 부탁해 써고 있어요." "혹시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어보고 싶은 마음없어요? 저는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내가 권해서 사용해본 분들이 다들 좋다는 반응인데 한번 써보지 않을래요?" "결혼허기 전에는 꼭 한국 화장품을 고집하곤 했지만 피부가 건성이어서인지 유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이 내게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밑화장품은 참존을 쓰지만 색조화장품은 아모레 제품을 쓰거든요."
"건성이라구요? 그럼 건성피부에 맞는 유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도 있어요. 그리고 이건 건성피부에 적합한 샘플인데 한번 써보고 피부에 맞는지 내게 말해주지 않을래요?"
하며 한뭉치의 샘플 봉투를 꺼내 내 손에 쥐어준다. 나의 느슨함을 틈타 공격해 들어오는 그녀에게 마음이 유약한 나는 기어이 화장품 몇가지를 사고 만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매일 그녀의 방문은 이어졌고, 평생고객확인서라는 종이를 내앞에 펼치며 한장 써 달라는 말과 내가 작성을 해주면 자신한테도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며 꼭 한 장 써줄 것을 부탁해 왔다.
종이를 받아든 나는 기입할려고 공란을 쭉 훑어보니 내 주민등록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적어넣는 칸이 보였다.요즘같은 정보해킹 시대에 그 공란을 채우기에는 망설여졌고 걱정이 앞서 되물어보았다. "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라니 은근히 걱정되는데요." "걱정하지 말아요.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있어 회사 상사분에게 물어보았드니 어디까지나 형식적이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을겁니다." 알수야 없었지만 그 회사가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화장품 회사이니 나쁜 일이야 있겠나마는 내 기우로 끝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고, 걱정의 앙금은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기입해주었다. 그리고 석주로 덧붙인다. "화장품을 구입할때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어느정도 액수가 차면 그에 합당한 또 다른 혜택이 주어진다며
나의 마음을 자극하고 호객한다. 아마 마케팅 전략으로 회사의 영업 방침인 듯했다.
갈수록 생계형 범죄자가 증폭된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긴 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부단하게 노력하는 이런 사람들을보면 그 노력의 대가가 헛되지 않기를 빌어본다.
우리가게에도 마일리지를 도입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