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생긴데로 살자!

정순이 2003. 10. 20. 11:20

부제:나는 나야!
지인들은 “왜 칼럼에서만 글을 올리느냐. 가입한 사람도 많지 않아 보이는데 그러지 말고 다시 예전처럼 게시판에 글을 올려요.“

‘독자의 한마디’를 보면 조회수는 미미하다는건 내가 쓴글도 읽는 사람들이 미미할것이라는 생각은 삼척동자도 다 알것이고, 남편 역시 며칠에 한번씩이라도
예전의 게시판에 글을 올리라는 진심어린 충고와 몇몇 지인들로부터 익히들었던 말이지만, 굳이 고집하고 있는 다른 이유는 보여지는 글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오롯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고, 아직까지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칼럼에 올린 내용을 이전에 올렸던 게시판에 올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건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오래전 게시판에 글을 올릴때는 하루에 하나씩 글을올리지 않으면 그 중압감에 나자신을 자학(?)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졌음이 무엇보다 홀가분한게 좋다. 회원수를 늘리자면 못할이유도 없고, 만나는 사람마다 부탁을 한다면 인적 외연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될것이나,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래전 잠시 어느분의 칼럼에 가입을 한적이 있었다. 그녀가 칼럼을 쓰고난후 내게 도착해있는 메일이 보통 성가신게 아니였고,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내가 그녀의 칼럼에서 독자입장에서 탈퇴를 하였기에 누구보다 독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칼럼에 글을 올렸을때, 어느분에게 처음으로 부탁을 한적이 있었다. 그분은 나의 안위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분이라 쉽게 부탁을 하였지만, 부탁 말미에 놓치지 않는 나의 말은 “가입하고난후 글을 하나 올려주고 다시 탈퇴를 하셔도 됩니다”였다. 그정도로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고 싶었다.

내가 처음 칼럼을 쓰게 만들어준 동인인 분은 내가 칼럼을 쓰게 되면 꼭 가입을 하겠다는 립서비스(?)를 들었지만, 그분께 직접적으로 홍보하지 않아서인지 그분은 아직 내 칼럼에 독자란의 이름에 등재되어있지 않다.

그분의 칼럼에 가입을 하였다가 탈퇴를 했다는 기억나쁜 선례가 있기때문이라는 생각에 내 칼럼에 가입해달라는 부탁같은건 예시당초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몇몇 분들은 나의 부재(게시판에서 글을 올리지 않음과 그 사이트에 접속을 하지 않은 이유)에 걱정스런 마음으로 남편을 통해 전달받고는 있고,아직까지 내 이름을 기억해주는 모든분들에게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 감출길 없다.

개인적으로 칼럼에 가입해달라는 부탁을 하면 거진 들어주는쪽이다. 그런 어느날 정말 황당한 일이있었다. 대개 여자분들보다 남자분들이 내 칼럼에 가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같은 비율로 부탁을 하여보아도 그걸 알수 있고,여자분들은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더 있었다. 그 예로 내 프로필(글을 쓰게 된 공간)노트에 어느여자분이 멋진 시를 올린걸 보고는 정중하게 부탁을 했던적이 있었다.

“00님, 님이 올린 싯귀가 마음에 와닿고 좋은데 내 칼럼에 올려줄수 없느냐?”며 내 칼럼 도메인을 링크 시켜놓고 부리나케 나오고 말았다. 부탁한다는게 여간 힘들지 않기 때문이고, 타고난 내 성격도 한몫하겠지만 부탁을 할때마다 뒷목이 간지러움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 내게 그녀는 어렵게 거절을 하였고,“ 어쩌죠? 내가 가입한 카페가 많이 있어서 님의 부탁을 들어줄수가 없는데 어쩌나...” 말끝을 흐리고 있는 그분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못하는 건 아니였지만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다.
그녀는 미안한듯 부연설명을 곁들였지만 그 기억이 오랫동안 내 뇌리에 뙤리를 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와 나는 대화방에서 거침없는 농담으로 연대감을 공유하며 교류를 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거절의이유는 글솜씨가 부족해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내가 그녀에게 부탁한 내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을 하진 않았다.

“알았어요.” 라는 짤막한 말만 하고 서둘러 그녀에게 준 링크를 거두고 말았다.
그런일을 겪고 난후 남한테 부탁하는데는 더 소심해졌고, 인제는 글쓰는데만 의미를 두자고 생각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