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결혼관

정순이 2003. 10. 18. 22:00
몇 달만에 들린 그녀에게 반색을 하며 맞는다.
“우리 가게 찾아 오겠던가요~?”
“겨우겨우 찾았는걸요.한약을 먹느라구요.”
조크에 조크로 응답하는 그녀와 나는 아들의 나이가 같다는 공감대로
만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한다.
그 이야기중심에는 아들의 안부도 묻게 된다.

“참. 아들 군대에 갔어요?”
“아직요. 2학년 마치고 갈려구요. 지금 군대에 가도 취직하기는 힘이들테고,
2학년마치고 군대에 가더라도 취직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일꺼라는 생각에 본인이 2학년을
마치고 간다고 해서, 그냥 두고 지켜보고 있어요.이제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하라는
부모들의 생각도 내포되어있죠."
“그럼요.”
"남자아이른 둔 부모나 아이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요."
"왜 갑자기 그런이야기를 하세요?"

“요즘 결혼을 앞둔 여자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영악한지 우리 옆집에는 결혼을 앞둔 총각이 있는데
몇 번이나 맞선을 보아도 번번히 퇴짜를 맞았다네요. 내가 옆에서 지켜봐도 괜찮은
총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예요.“
“눈이 높은가 보죠?”

“그렇진 않던데....다만 직장이 없나보더라구요.”
“그러니 그렇죠. 덩치큰 총각이 부모후원을 등에업고 집에서 놀고 있는것도 보기흉하던걸요.”
“그집에는 총각이 일부러 직장을 갖지않아요. 한달에 임대소득만 해도 천만원에 육박하는걸요.
그리고 새마을금고 이사장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구요.
아무리 많은 불로소득이 있어도 남편될 사람의 직장을 따지고 직장이 없으면
결혼할 생각은 접나 봐요. 나 같으면 부모재산이 많다거나하면 생각을 달리먹기도
하겠더구만.“
“우리들 세대하고는 다르죠.우리들 세대에는 궁핍한 생활을 겪었던 시절이있었으니 돈에 대한 애착이 심하죠.
요즘아이들은 어디 그런가요? 돈의 소중함이나 귀중함으 모르고 살고있으니 그럴법도
하나보네요. 그러고 보면 우리 아들들이 결혼적령기때는 더 할텐데 걱정이네요.“

“누가 아니래요. 아들을 가진 부모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취직걱정에 결혼
걱정에...주위를 둘러보면 노총각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그렇다. 내 주변에도 그저 물질적으로 축적된 풍요함을 보기보다는 결혼상대를 고르지 않겠다는
여성들의 당찬 아가씨들이 많음을 보고있다.

부모세대가 겪었던 배고픔이나 돈의 소중함이 묻혀지는거 같긴 하지만 그들의 결정이 헛되는 것임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 역시 그럴거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아들을 가진 내가 생각하는 결혼관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아이러니컬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