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인플루엔자(influenza)

정순이 2003. 10. 5. 09:06
벌써부터 보건소에서는 독감백신이 동이 났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다들 비용이 저렴한 보건소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몰려들기 때문이리라.
가계를 꾸려가는 가정주부들에게는 몇 천원이라도 아낄 생각으로 보건소로 직행할 것이다.
그 돈으로 밑반찬을 사더라도 몇가지는 살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할것이고, 저녁 식탁을 풍성하게 차릴수 있을테고, 하루 부식비로 쓰기에도 느끈한 액수이기때문이다.
일반병원에서는 1만5천원이나하지만,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을 경우에는 5천원이면 충분하다.

가게하는 나로서도 가격을 알고 부터는 보건소를 이용한다. 빨리 다녀오기위해 택시로 갔다온다고 상계를 하더라도 그게 더 저렴하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로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있는 나로서는 최상의 방법은 예방접종을 하는것뿐이다. 일단 감기에 걸리고 나면 내성이 강한 독감 바이러스는 병원에 다녀도 쉽게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걸 몇년동안 겪어온 풍부한 경험에서 느껴오던 터이다. 내성이 강한 독감은 강한사람에게는 침입하지 않고, 나같이 여린 사람들에겐 여지없이 검은 갈퀴를 들이대며 내습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렇것이 주위에 있는 몇분들은 감기가 걸려도 병원신세를 지지 않는분들이 몇분 있기 때문이다.

감기가 올것같은 느낌이 들기라도하면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만다. 그때는 간단한걸로
사먹게 되는데, 그렇게해서라도 쉬이 낫지 않으면 병원에 달려가게된다.
병원에 다녀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종래에는‘링거’를 맞고서야 독감의 진전이 멎는다는걸 연례행사처럼 이어져오고 있는데도 나의 게으름으로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할 기회를 놓치고 만 셈이다.

앞에서 가게하고 있는 그녀는 감기가 걸려도 약을 사먹지 않는다.
아무리 아프고 고통스러워도 병원에 가지 않고 끙끙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그녀는 멀쩡하다.
나는 그녀의 늑장대응에 미련하다는 말로 대꾸를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녀는 쉽게 병을 물리치곤 한다. 그런데 감기쯤이야~
“지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지머.건드릴 사람을 건드려야지 나같은 사람을 건드려? 어림도 없지..“ 그녀의 일갈대로 아무리 심한 감기가 침입해도 며칠이면 뚝딱이다.그렇다고 해서 약을 지어먹는것도 아니고 병원에 내원하는 것 아닌데도 며칠 지나지 않으면 믿기지 않을정도로 감기가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몇 번이나 본적이 있다.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을정도로...
그녀의 강인함을 몰랐을무렵, 권태로운 일상에서 그녀와 잠시 팔씨름을 한적이 있었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먹이며 나에게 팔씨름을 한번해보자는 도전장을 받은적이 있었다.

채 1분도 넘기지 못하고 나는 그녀에게 무릎을 꿇은적이 있었다. 설욕의 기회를 엿보며 다음으로 미루었지만 다음에 또다시 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그녀의 단단한 손 아귀에 이길 것 같지 않다는 예단을 하고 쥐었던 손을 놓고 말았다.추운 겨울 음식하려다가 물엿뚜껑이 열리지 않으면 그녀에게 sos를 타전한다.아무리 단단한 병뚜껑이라도 그녀의 손아귀에서는 변변한 반항 한번 못하고 열리고 만다.^^

몇 년전 호흡기질환에 걸려 호되게 곤욕을 치른적이 있다. 얼마나 심했던지 간헐적으로 나오는 기침에 배가 당겨 이중으로 고통을 받았다.그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두살터울위 언니는 나의 아둔함을 나무라며 '개소주'를 권했다. "기침에는 개소주가 그만"이라는 부언을 하며...여러사람들로부터 들어오던 터이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는 사람에게 부탁을 하였다.냄새가 고약하다는것도 먹기 힘들다는것을 따지기에는 사치라는 생각이 앞섰기때문이다.

코를 잡고 마셔야 하는 힘듦에서부터 구역질나오는걸 억지로 참아야 하는 괴로움속에서도 기침하는 그 고통에 비견할게 못되었다.그렇게 열흘이 지나고 부터는 서서히 익숙해져갔다.이래서 사람이 모질다는 말을 하나보다.그렇게 내리 두제 를 먹고 난 후부터는 기침감기는 잘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