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실직자들의 슬픈 미소

정순이 2003. 8. 6. 23:17
한쪽 어깨를 늘어뜨린체 가게에 들어서는 한여인이 있었다.
그분이 우리가게에 단골이 된지가 꽤 오래되었지만
볼때마다 내 마음을 쓰리게 한다.

그분의 남편은 오랫동안 중소기업에서 중역을 맡아왔지만
어느날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를 받고부터 그분의 남루한 생활이
시작되었음을 소급해야 그분을 이해할수 있다. 항상여유로운 웃음에
남들을 넉넉하게 했던 그의 성품이 남편이 직장에서 오너로부터 최후통첩장을
받은 이후부터는 자꾸만 위축되어지는 그분의 어깨를 보며 실직자들의
아픔은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가족들...

더 나아가서는 그와 이해관계에 있는 모든분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자신이 사회에서 쓸모가 없다는 박탈감이 건강을 해치게되고 자존감도
훼손되고 만다. 사회적 편견의 벽 때문에 속으로만 속앓이로 자신의 감정을
삭이는지 모른다. 그러다 가족이 그들을 섭섭하게한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자학을 해 다른 노숙자와 같은 길로 전락하고 만다.
거리로 또는 볕이 들지않는 습한곳으로 자리를 깔고 고단한 심신을 누인다.

공무원들이 퇴근할 무렵이나 밤이 되면 부나비처럼 모여 차디찬 바닥에 박스를
깔고 누워있는 그들의 모습을 쉽게 볼수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나마 이분은 다행스럽게 동회에서 제공해주는 일터가 있어 다행이라고 자신을
위안하며 살아가야할지 모른다.그분의 빠듯한 생활을 영위하는걸 보면 사람의
팔자는 정말 요지경속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어제의 모습은 한가정의
사모님이였다면 지금 그분의 모습은 영욕의 생채기가 곳곳에 배여들어있어
남루해보이는 자신의 삶에 힘들어하고 있다.

억단위가 껌값으로 치부되는 권력들의 모습과 한달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이분들을 보면 ‘명예퇴직’이라는 말은 한갓 위선에 지나지 않는 달콤한 유혹의
내침인거 같아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언제 그분의 넉넉한 웃음을 다시 대할수 있을지..하루빨리 그분의 웃음을
되찾을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