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신용카드

정순이 2003. 8. 6. 22:59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요즘에는 옛날
두툼한 파카와 벙어리 손장갑이 그리워져가는
계절이 다가온다.
일전에 많은 돈을 빌려준 일로 인해 오랫동안 그
휴유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 그 친구가 며칠전에
아는 분들과 우리 가게를 들렀다.

나는 다른 손님들과의 대화로 인해 그 친구에게는
눈인사만으로 내 반가움을 대신했다.그 친구들은
자기한테는 신경쓰지 말라는 말로 불편함을 들어주곤
하는 친구다.

같이온 친구와 속닥거리든 두 친구는 종래에 가서는
나누던 이야기 내용이 대충 이런듯 했다.
"실적을 맞추어야 하는데 어쩌나"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듯 했다.
답답해진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꺼어들었다.
"무슨말이야 실적을 맞추다니"
"응 그럴일이 있어.넌 몰라도 돼"
"말해봐. 내가 도움 될일이라도 있으면 도와줄게."
"내가 요즘 S카드회사에 다니거든. 그런데 처음에는
목을 죄는 말은 하지 않드니 요즘은 실적을 맞추라고
종종 외압이 들어오니 숨이 막힐 지경이고 부담스러워
죽겠어.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거든."

"그래.?그럼 내가 하나 들어주지. 무슨 조건이라도 있어.?"
"니가 하나 들어준다고? 말이라도 고맙다. 나는 일전에
카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네게 차마
말을 못 하겠더라.요즘은 조건이 좀 까탈스러워졌어 신용불
량자가 많이 양산되니 회사방침이 많이 달라졌어.
남편의 보증이 필요해 어때 해줄수 있겠어.?"
"그럼. 알았어."

많은 돈을 아는 분께 빌려주고 고독한 경주를 벌이고 있는
친구의 딱한 사정을 듣고 비록 큰도움은 아니지만 조그마한 내
마음을 보여줄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게 뿌듯했었고
그 친구 또한 실적을 올리는데 내가 도움이 되었다는 말에
흐뭇해진다.

일거양득이란 말 이런때에 쓰라고 나온 말이 아닌가 그 친구는
내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커다란 가방하나와 부엌에서
반찬담기에 알맞은 뚜껑 있는 그릇세트를 들고 왔다.
가만히 앉아서 카드 생기고 그릇까지 얻었으니 말이다.
친구 도움주고 나는 공짜로 그릇까지 얻었으니...일석이조,
일거양득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