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Story

구관이 명관

정순이 2003. 8. 6. 22:48
거리 곳곳에서 또는 뒷산에서 가을꽃들의 춤사위를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은 벌써 속사포 같은 구름따라 두둥실
흘러간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든 손님이 계신다.
우리 가게와는 멀지 않는 거리에 살고 계셨지만 다른
가게 몇군데를 제쳐두고 우리 가게를 이용해주는게
마냥 고마워 항상 품질 좋은 고기를 드렸다.
그러던 분이 어느 날은 이사를 가신다며 만약에 이사를 가는
그 동네에 가서 정을 못붙이면 어떡하느냐고 푸념
비슷하게 하셨던 분이다.

그런 그 분이 한참동안 오시지 않길래 그 동네에서 잘 즉응을
하셨나보다하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는
우리가게까지 발걸음을 하셨다. 이사를 간동네가 우리 가게하고
는 아주 멀다 그래서 우리 가게까지 들린다는거는 어려울꺼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차를 타드라도 아주 먼거리라서 길이 막히기나 하면 꽤 오랫동안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 가게까지
와 주셨다는게 무척이나 고마운 마음과 반가운 마음이 교차했다.

아직 그동네에서 살고는 있지만 마음을 못 붙이고 있단다.
사람을 사귀기도 어렵지만 한번 알고나면 정들었던 마음을
떼기도 힘든다. 그분 뿐만이 아니고 우리 주위에서나 나 역시
그렇다 한번 마음 준 사람에게는 쉽게 떨쳐내고 마음을 다른데로
돌리기 어렵다. 하물며 사람을 사귀고 정을 준다음 떼는 그 마음이야
오죽하랴.오래 될 수록 편한 마음인 것은 나 뿐만이 아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