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조심하세요.
12월달 들어서 한가해진 그녀는 이틀이 멀다하고 가게에 들려 말벗이 되어주곤한다. 얼마 전 동네 어귀에서 새로 오픈한 만두집이 있다. 아주 큰 왕만두와 왕찐빵을 판맬하는데 시장시간이면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서인지 가게 오는 손님들마다 찐빵을 사갖고 오지않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다.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만두와 찐빵은 계절별 마케팅으로도 주효한 듯하다. 얼마나 큰지 두 사람이서 한 개를 나눠먹으면 알맞을 양이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왕찐빵 하나를 꺼내 내손에 쥐어주며 따뜻할 때 얼른먹으라고 재촉이다. 반을 가르자 그 속에는 새카만 팥소가 단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우리 여동생은 요즘 잠을 못잔데요." 생뚱한 소리에 동선을 따르니 "며칠 전 잠자리에 들려고 막 누우려는데 전화벨이 울리더래요. 늦은 시각이라 전화 할 사람도 없을텐데...하면서 수화기를 들었드니 굵고 거친목소리의 남자가 조카 이름을 대면서 돈을 요구한 협박전화를 받고 난 후부터 잠을 못잔데요. 한 번 놀란 일을 겪고나니 쉬이 진정이 안 되나봐요." "조카 이름을 알고 있는 걸 보면 동생 집을 아는 사람인가보죠.?" "아무래도 동생네 사정을 좀 아는 사람의 소행이지 싶어요." " 당혹스러워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이 비명소리까지 들려줬다지머예요. '엄마 도와줘!' 라는데 까무러치겠더래요. 정말 심장 약한 사람은 그럴 때 정신을 잃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거예요. 그들의 계획은 생각할 틈을 주지않고 밀어부쳐야지 성사된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예요.
아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니 부모 마음이 어땠겠어요. 놀라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이상한 생각이 들더래요. 군대까지 갔다온 아들은 변성기를 거쳐 목소리가 맑지 않다는 생각에 일단 아들과 통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나봐요.그런 생각과함께 종료버튼을 눌렀나봐요. 그리고 바로 아들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대요. 그런데 아들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거 있죠? 그 짧은 순간 오만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정신을 차릴수가 없더랍니다.
그들의 요구를 들어줘야하나,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를 해야하나...잡다한 생각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리더라지 머에요. 이번에는 남편이 받게 했대요. 일단 남편이 전화를 받게해 통화시간을 지연시키고 그 시간에 아들과 다시 통화해보기루요. 아들은 친구 몇몇이서 시골로 놀러를 갔었거든요. 아들과의 통화가 안되자 전화번호책을 뒤져 아들친구전화번호를 찾아냈고, 전화를 걸었드니 전화를 받더라는거예요. 마침 아들은 휴대전화를 꺼놓았다고하더래요. 휴대전화로 아들과 통화를 하고 나니 가위 눌렸던 가슴이 진정되더래요. 짧은 몇 분동안이였지만, 자신이 당했던 생각을 하면 순간순간 소름이 오싹거린대요. 엄마는 너무 놀랬는데 정작 아들은 느긋하게 '어머니는 공연한 걱정을 하셨어요. 제 나이가 몇인데요.?' 라고 반문을 하더라지 머예요."
"요즘 나도 그런 전화를 받을때가 있어요. 경우가 다르긴하지만, 발신자번호를 숨긴 전화가 걸려올때도 있었구요. 지역번호가 다른 전화가 걸려올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 받지 않을려다가 가게를 하고 있으니 고객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통화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끊어버리더라구요. 몇 번 겪어보다가 이제는 그런 류의 전화가 오면 아예 통화버튼을 누르지 않긴하는데, 통화버튼을 누르면 수신자가 전화료를 부담하게 설정을 해놓았나는 생각이 드는거 있죠? 해서 전화국에 한 번 물어봤어요. 이상한 전화가 걸려와 통화버튼을 누르면 수신자에게 요금이 전가되는지 그랬드니 전화국 직원은 그렇게는 될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전화가 걸려와 통화버튼을 누르면 끊어버리는 일이 잦으니....아무튼 요즘 그런 류의 전화가 하루에도 몇 건씩은 꼭 있더라구요.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구요. 하여간 협박전화가 와도 그들의 협박에 넘어가지않고 침착하게 대처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