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고보니

정순이 2007. 7. 6. 12:16

 

“요즘 돈 좀 벌었겠네요?” 주식을 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는 거래처 고객이 가파르게 오르는 주식시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거래처 고객도 주식을 하고 있으니 자연히 이야기의 주소스는 주식에 관한 것이였다. “종목에도 여러 가지가 있더라구요. 대체로 일반사람들이 알고 있는 종목은 시세가 오르면 수익이 남는걸로 알고 있지만, 시세가 내리면 수익이 생기는 상품도 있어요.” “그래요? 그렇담 종합지수가 어느선에 있을 때 주식을 샀는진 모르지만, 손해를 봤겠네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자 “나도 손해를 보고 있는걸요.” 시세가 오르는데도 손해를 본다는 거래처고객의 말에 의아한 눈길로 시선을 던지자 “오르는 종목만 오르지 내가 산 주식은 제자리 걸음인거있죠?.그러니 이자계산을 하면 손해를 본셈이죠. ” 하긴 IMF 외한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칠때 우리는 주식으로 적지않은 시세차익과 이자소득으로 이윤을 남겼었다. 그러니 남들이 주식으로 돈을 번다고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수익을 남기는건 아니다. 그당시 IT 업종이라며 연일 상종가를 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주식이 지금은 부도가 났으니...

 

“지금 지수가 많이 올라있으니 한 번 더 그 상품의 주식을 사면 되겠네요.” 엊그제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말도 엇어시스트를 했다. “언제까지 오르겠어? 자꾸 오르기만 한다면 터져버리지...” 거래처 고객의 말과 지인의 말이 중첩되어왔다.  ‘맞어,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튿날 가게에 출근하자말자 남편을 채근했다. “민규아빠, 요즘 주식시장이 어때요? ” “많이 올라있지. 1800포인트까지갔다. ” “그래요? 그 정도까지 올랐단말이에요.? 주식시세가 많이 올랐으니 이제 내려가지 않겠어요? 언제까지 오르기만하지는 않을거 아니예요?  지금 하고 있는 그 상품 한 번 더 들어가면 어떻겠어요?” 남편의 표정이 달갑지않다는듯 시큰둥하다. 하긴 주식투자로 적지않은 손해로 관심을 끊겠다는 말을 가끔 했었으니 그런 반응이 당연하겠지만, 나는 왠지 승산이 있어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고했었죠? 발끝에서 주식을 사지 못하고 머리끝에서 팔지도 못한다구요. 무릎정도에서 주식을 사서 어깨 정도선에서만 팔아도 잘한다고 했었죠? 앞으로 얼마나 오를진 모르지만, 그 폭은 넓지않을 거 같아요. 그러니 그정도는 무시하고 놔두는거에요. 오르는 폭보다 내리는 폭이 크면 수익은 더 클거 아니에요.”


남편의 표정을 살폈다. 절대 주식은 하지 않겠다는 말을 가끔했었다. 그 생각을 잠재로 주식시세가 큰 폭으로 올랐어도 눈도 돌리지 않았다. 또 다시 주식에서 마음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였는지 영 내키지 않은 표정이다.  “내말 흘려듣지 말고 생각한번 해보세요.” “내가 구입한 상품은 팔고 싶다고해서 바로 팔아지는게 아니라, 하루 장이 마감되는 종가(終價)에 팔리고 산다고...” “그렇담 그 시간까지 기다려봐요.” 닫혀있던 남편의 마음이 조금 움직였는지 즐겨찾기 항목에서 <금융상품 재테크>를 클릭하고 실시간 주식전광판의 동향을 살피는듯했다. 그리고 주문을 하기 위해 해당사이트로 들어갔다.


오랫동안 거래를 하지 않은 탓인지, 비밀번호가 틀리다며 자꾸만 오류가 떴다. 할수없이 휴대전화기를 들었고,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담당자와 통화를 했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서인지 직접 내방해야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마지막 버스를 놓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에 처한 사람처럼 마음이 다급해져 남편을 채근했다. “얼른 다녀오세요.” 남편의 등을 떠밀었다. 긴박했던 몇 분, 남편을 보내놓고 난 후 만가지 생각들이 구근초처럼 딸려올라왔다. ‘판단 잘못으로 손해를 보진 않아야할텐데..’,‘그동안 손해본만큼 만회를 할 수는 있을지...’


갖고 있는 상품의 손해본 액수까진 만회하지 못하겠지만, 어느정도까지는 메꿀수 있다는 생각도 들기도했다.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현재진행형이 될지 많은폭으로 올라버린 주식시세로 허탈해하고 있는 남편에게 희망(?)도 주고 싶었다. 아무리 금융기관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이 있으니 어느정도의 손해는 감수할 수 있다며 자신을 위무했지만, 속마음이야 어떠했을지 미루어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이튿날, 주식흐름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행운의 여신이 내게 손짓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며칠만 이런 시세오 지속되어다오.’  돌아가신 엄마를 찾아 부탁을 해보기도했다. 이틀째 되는날도  오전에는 내렸다. 폭은 첫날보다 더 컸다. 오후부터는 오르는듯했다. ‘곧 내려갈꺼야’ 내 자신을 다독거리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않았다. 내려가는 듯 하던 주식시장에 기관들이 매수세로 몰린다는 뉴스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듯하드니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며 널뛰기를 했다. 장이 마감할 때 내리면 이튿날도 내린다. 남편도 눈을 뜨자말자 TV부터 켰다. 미국증시가 많이 올랐다며 호들갑을 떠는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침잠해진다. 요즘은 미국증시와 일본증시가 오르면 동반상승하는 기류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부터 시세가 소폭 올랐다. 나중에는 내릴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봤지만, 불안함이 엄습해왔다. 오후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시 소폭의 내림새로 돌아섰다.


장이 마감할 때는 큰 폭의 오름세가 널뛰기를 했다.  “어제 팔걸 잘못했나?” 불안한 기색으로 초조해하고 있는 내게 “마음이 그렇게 조마조마해서야 우째 주식을 하겠노? 이제 하지마라...”남편의 핀잔에 눈을 흘겼지만 사실이였다. 주식을 살때만해도 무릎에서 사서 어깨선에서 팔면 된다고 했었지만, 막상 발을 들여놓고 보니 그게 아니였다. 다시 오늘 큰 폭의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연일 TV에서는 기관들이나 외국인들이 매수로 돌아섰다는 말이 들렸고, 인터넷신문에서는 2020년도까지는 5000포인트단다는 불안한 뉴스도 가위눌리게 한다.


남편이 투자를 했을때는 "걱정하지마라, 괜찮다.'는 말로 위무를 했지만, 막상 직접 내가 나서서 투자를 하고보니 그게 아니였다. 몸은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주식전광판의 지수에 온통 신경이 곤두섰다.  거래량이 많지않으니 기대를 해볼수 있다는 말로 날 위로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좀체로 가시지않는다. 주식을 사기전에 날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돌리고픈 마음이 들기까지했다. 그렇게 속을 태우던 주식시세가 장이 마감될때는 중국발 뉴스가 인터넷을 타면서 소폭의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 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 장세니...이틀 후에는 어떤 장세가 연출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