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를 지나
하늘의 이치를 깨닫는다는
지천명의 나이에 오르고서야
자유의 날개를 단다는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이 나이가 되고나서야 바깥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된다는 사실에
늦었다는 억울함도 없진않지만
여백의 삶을 충실하게 채색할 것이다.
나와 같은 동년배들은 갱년기장애로
공허감을 견디기 힘들어하지만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방주에 승선한
나로서는 이카루스의 날개를 단 듯
자유를 향해 비조의 날개를 파닥이리라.
못믿어워...
불안해서...
마음이 여려서...
분위기에 잘 휩쓸리기 때문에...
여러 이유를 들이대며
내 행동에 몽니를 부리던
남편의 답보된 의식으로부터의 해방은
내겐 더 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줄 것이다.
가족이라는 제도권에
스스로를 올가미에 가둬뒀던
지난날들의 메말랐던 삶에서
이제는 조금씩 여유를 가질 것이다.
볼일이 있어 외출할때도
남아있는 가족들의 끼니 걱정에
시간에 쫓기 듯 돌아와야했고
친구와의 만남에도 제약을 받았던
이제와의 삶에서
종지부를 찍는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며 설빔을 기다리는 아이같다.
조금 여유가 생겨 욕심을 부려본다면
혼자서도 가끔 털털거리는 열차를 타고
여행도 다녀보리라.
낯선 동네에서 맞는 아침도 괜찮을 듯 싶다
길 섶으로 아카시아꽃이 드리워진 길을 걷곤했던
어린시절의 나로 되돌아가보고도 싶다.
새벽이슬이 내려앉은 이름모를 야생화에
나의 자유를 축복한 입맞춤도 해주고싶다.
내 나이 50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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